사회

전쟁의 배후는 자본가계급의 이윤

호르무즈 해협

세계경제가 석유를 제일의 에너지원으로 하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석유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석유의 지배권을 둘러싼 긴장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산유국과 제국주의 국가 사이의 전쟁으로, 그리고 제국주의 국가들 사이의 대리전 양상이 산유국과 산유국 사이의 전쟁으로 또는 한 산유국가 내의 정부군과 반군 간의 전쟁으로 비화되면서 중동지역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군사적 패권다툼의 전장이 됐다.

특히 중동의 석유가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지로 나아가는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기 위한 군사적 긴장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다국적 연합함대 요구의 배경

그러나 중동국가들의 반제국주의 투쟁과 제국주의 국가들과의 타협 결과 중동국가 대부분의 원유시설이 국유화됐고,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원유가 개발됐으며, 원자력·태양력 등 대체에너지가 개발되는 등 중동 석유의 전략적 지위는 많이 약해졌다.

한편으로 세일가스에서 원유를 채취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미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는 미국 내 소비량의 2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더 이상 미국이 중동 석유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러시아, 중국, 이란’ 등 경쟁국들로부터 호르무즈의 원유 수송로를 지켜내기 위해 지금까지 미국이 단독으로 군사력을 배치해 왔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동석유의 전략적 위상이 약화되고, 대부분의 석유를 중동에서 조달해야 했던 상황이 달라졌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키기 위해 군사비를 혼자 지출할 이유가 없어졌다. 한편으로 트럼프 정부는 이런 계획을 성공시켜 내년 선거에 활용하려 할 것이다.

이것이 미국이 ‘영국 등 유럽 국가들과 한국, 일본’ 등에 호르무즈 원유 수송로를 지키기 위한 다국적 연합 함대를 창설할 것을 요구한 배경이다. 미국은 원유 수송로를 적들(?)로부터 지켜내려면 원유를 수입해 쓰는 나라들에서 직접 군사비를 지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중동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이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애초 이란과의 핵협정을 파기하면서 긴장의 수위를 높였던 것은 미국이었다. 무인기를 이란 국경 근처로 날려 보내 이란을 도발한 것도 미국이었다. 누가 군사용 드론으로 사우디의 원유시설을 공격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은 그것을 이란의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에 새로운 다국적 연합함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이 필요했다면 미국의 트럼프는 세계인 모두를 속이는 위험한 도발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사우디의 원유시설 공격이 자작극이라는 설이 나도는 이유다.

지난날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대량살상무기를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중동 전쟁에는 배후에 미국이 있었다. 그리고 석유 지배권을 둘러싼 제국주의 국가 간 패권다툼의 진정한 배후에는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금융자본가들과 산업자본가들이 있다.

누가 전쟁을 막을 수 있는가?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한국 정부에 ‘50억 달러(약 6조 원)’의 방위비 분담을 요구했다. 미국은 50억 달러 중 주한 미군유지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대략 5조 원가량을 현금이 아니라 ‘기여’ 형식으로 받겠다고 한다. 최근 미-중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남중국해 해상과 미국-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등에 파병을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것이 실제화된다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교체 파병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보다 훨신 더 큰 규모의 추가 파병이 있을 것이다.

석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자본가들도, 문재인 정부도 미국의 파병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지속되는 한 이런 전쟁 위험은 계속될 것이고 각국 노동자-민중의 더 많은 피를 요구할 것이다. 이것을 막을 힘은 오직 평화를 열망하는 노동자-민중의 아래로부터의 전쟁반대, 파병반대 운동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김정모

<노동자의 목소리> 19호, 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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