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본 방사능 문제를 둘러싼 한·일 정부의 위선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지났는데 과연 일본은 안전할까?

방사능 올림픽

2013년에 일본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악몽을 지워버릴 카드로 도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물론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원전사고를 성공적으로 복구하고, 경제 부흥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유치했다. 그때만 해도 도쿄와 200km나 떨어져 있는 후쿠시마는 올림픽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비춰졌다.

그런데 올림픽을 채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방사능 올림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베정부는 이런 국제 사회의 우려들을 해소하기 위해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도 복구가 덜된 후쿠시마를 올림픽 성화봉송 출발지로 정하는가 하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불과 70km 거리에 야구경기장을 지어 야구 경기를 진행하겠단다.

선수촌 숙소에는 후쿠시마산 목재를 버젓이 사용하고, 세계에서 몰려오는 선수들과 응원단에게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식탁에 올릴 예정이란다. 게다가 주요 경기가 열리는 도쿄조차도 도심 곳곳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방사능이 측정되기도 한다. 아베 정부가 연일 안전한 올림픽을 외치고 있지만, 오히려 그만큼 올림픽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걸 반증하는 셈이다.

또 하나의 복병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지금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날마다 150여 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도쿄전력은 사고 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염수 정화처리에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염수 처리 방식을 결정할 때까지 쌓아놓는 것뿐인데 이미 115만 톤이나 쌓여있고, 22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결국 일본정부에서 방사능 오염수 태평양 방류 계획이 흘러나왔다. 물론 오염수에 포함된 일부 방사능 물질을 제거할 방법들이 존재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핑계로 의도적으로 채택을 거부했다. 만약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내버린다면 방사능 오염 물질은 태평양 곳곳을 오염시켜 바닷속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결국 우리 식탁까지 위협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위선

물론 방사능 올림픽과 오염수 처리 문제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들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슈가 됐을까? 한일갈등이 격해지면서 문재인 정부가 일본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방사능 올림픽과 방사능 오염수 태평양 방류 문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한일갈등이 격해지지 않았다면 일본 방사능 문제를 정부가 지금처럼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한국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생산에 들어가는 석탄재를 상당부분 일본의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충당해왔지만, 정부는 결코 문제삼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맞대응으로 갑자기 일본산 석탄재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시멘트 업계가 석탄재 수급이 어렵다고 울먹이자 정부는 곧바로 일본산 석탄재 방사능 검사 기간을 4주에서 2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도 비슷하다. 방사능 검역도 충분히 하지 않았고, 원산지 속임에 대한 단속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본 활어차가 검역도 제대로 받지 않고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최근에야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원산지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이조차도 얼마나 제대로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가진 자들의 정부는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전혀 중시하지 않는다. 기업들의 이윤논리나 한일관계에 따라 일본 방사능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뿐이다. 이들에게 방사능 오염 문제를 맡기는 건 고양이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정한별

<노동자의 목소리> 19호, 9월 25일

■ 홈페이지: https://voiceofworkers.org

■ 페이스북: 노동자의 목소리

■ 텔레그램 채널: “노동자의 목소리 신문” 또는 “@voiceofworker” 또는 “https://t.me/voiceofworker”

■ 이메일: vow19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