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 비용절감을 위한 외주화가 부른 참사

현대중공업 사망사고 사진

결국 터질 게 터졌다

9월 20일(금) 현대중공업 화공기기생산부에서 하청노동자 한 분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대형 LPG(액화석유가스) 저장탱크(Bullet Tank)의 기압테스트를 마치고 기압헤드(18톤)를 해체하는 작업 중 탱크 본체에서 기압헤드가 떨어져 나가면서 하청노동자의 목이 절단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번 참극은 언젠가는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전형적인 기업살인의 예다. 비용절감을 위한 외주화와 다단계 하청에 따른 위험의 전가가 한 노동자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표준작업조차 무시

지름 8m, 길이 90m에 달하는 LNG탱크에서 18톤에 달하는 기압헤드를 제거하는 작업은 너무나 위험하다. 하지만, 중공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기본상식에 속하는 안전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크레인으로 해체할 중량물을 체결하고 있어야 하며 하부에는 튼튼한 받침대를 설치해 혹시라도 일어날 사고에 대비해야만 했다. 너무나 위험한 작업이기에 안전감시자는 현장의 안전작업 유무를 항상 확인해야만 했다. 하지만 무엇 하나 된 것이 없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앞서 작업한 14기의 탱크가 동일한 방식으로 제작됐다는 점이다. 크레인도 없고 받침대도 없는 위험천만한 작업이 수개월째 같은 장소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외주화가 부른 참극

2016년 정규직노동자가 담당하던 기계‧장비‧물류부문이 현대모스로 외주화되고 탱크제작도 하청업체에 완전히 넘어가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그 전까지는 크레인과 받침대 설치는 기본이었지만 이때부터는 아니었다.

크레인을 정규직노동자가 운용했을 때는 별 어려움 없이 도움을 받았지만, 현대모스라는 외주업체로 바뀌면서 모든 것이 비용으로 처리됐다. 비용절감은 하청단가 후려치기로, 다시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원청인 현대중공업의 그 많은 안전관리자와 담당부서 책임자들이 수없이 그 현장을 봤지만 어떠한 안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중대재해가 일어날 확률이 너무나 높은 현장을 보고도 못 본 체한 것이다.

안전한 작업장은 노동자의 힘으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또는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수년간 진행된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사람의 목숨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노동자의 목숨이 몇백만 원짜리 벌금으로 해결되는 현실이 위험을 방치하게 한다.

아무리 안전하게 작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조선소현장은 CCTV를 설치(현대중공업은 250여 대의 CCTV를 설치해 24시간 안전을 감시한다는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한다)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사람 목숨값이 안전작업 비용보다 저렴하고,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고용이 정부차원에서 권장되는 사회에서는 결코 안전한 작업장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동자가 통제하는 현장, 언제든지 위험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노동자권리가 보장되는 현장이 노동자의 안전과 목숨을 그나마 보호할 수 있다.

윤용진

<노동자의 목소리> 19호, 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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