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경제는 어디로?

트럼프와 파월
트럼프와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그동안 트럼프 정부는 “경이롭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등의 수식을 동원하며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고 자신들의 경제정책의 성과를 자랑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조차 미국 경제가 침체하고 있다고 보고 급여세와 자본소득세 인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지금까지의 호언장담과는 다르게 감세정책이 경기침체를 알리는 강한 메시지로 이해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의 징후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이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9.9로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전월 53.0에서 50.9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PMI 예비치가 50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또한 당장에 고용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도 미국 경제가 침체로 돌아선 징후로 여겨진다. 지난 7월 미국 비농업부문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3.4시간에서 33.3시간으로 줄었다.

최근에 장기국채 금리보다 단기국채 금리가 오히려 높게 나타나는 금리역전 현상도 보이는데, 이것도 통상 경기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거듭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파월의장에게 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력을 넣어 왔다. 트럼프가 재선하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파월의 금리동결

그러나 트럼프의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준의 파월 의장은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며, 금리인하에 대한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연준의 파월 의장은 “고용증가와 임금상승은 소비활황을 이끌고 있고 전체적으로 온건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파월 등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연준 내 강경파(매파)들은 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지표 하락, 장단기 국채금리의 역전, 그리고 기업들의 노동시간 감소’ 같은 경기침체 신호에도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를 꺼리고 있는가?

이미 미국에는 너무 많은 통화가 풀려 있다. 여기에 금리인하로 통화가 더욱 팽창하면 거품경제가 일어 제2의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 이것이 파월 등 연준 내 매파들이 쉽게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못하는 이유다.

악화하는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전망

그러나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서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과 10월에 연이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네 차례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뿐 아니라 미국 대부분의 투자은행과 증권가에서는 미국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며,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더 침체되어 ‘고용과 소비’ 지표들이 악화되면 결국 파월도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강력한 경쟁국들, 중국과 독일 등은 이미 초저금리 정책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영국의 브렉시트, 이탈리아 연정의 붕괴, 홍콩 시위, 한일분쟁 등 세계경제가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파월 자신이 얘기했듯이 이런 것들은 미국경제를 강타하는 ‘리스크’가 될 것이다.

어디가 끝일까?

세계경제가 악화되면 될수록 모든 나라에서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 결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통화팽창은 거품경제를 양산하고, 그 결과 물가가 인상되고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감소해 소비가 위축될 것이다. 그리고 소비위축은 다시 고용위기를 낳을 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이런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더욱 큰 규모의 위기로 다시 세계 자본주의 경제를 밀어넣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끝이 어디일지 알 수 없지만, 악순환의 끝에서 결국 각 나라의 자본가계급이 전쟁을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 할 수도 있다. 오직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장악하고, 사회와 경제를 직접 통제하고 운영하게 될 때까지 이런 악순환은 근본적으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각국 정부에서 특효약처럼 사용하는 통화정책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산소호흡기를 꽂는 것과 같은 연명치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정모

<노동자의 목소리> 18호,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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