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 사측의 반격과 노동자의 과제

인사저널

대량징계와 해고

현대중공업 사측은 지금까지 1,400여 명이나 징계했다. 이 중에는 해고자 4인도 포함된다. 조합비와 지부간부를 상대로 32억 원의 손배 가압류도 걸어놓은 상태다. 5.31 주주총회 이후 투쟁이 점차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탄압이 늘어났다.

사측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징계 절차는 아직도 진행 중이고 지부장을 비롯한 다수 조합원이 경찰조사를 받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범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재벌 편들기

8월 21일 서울중앙지법은 현대중공업지부가 제기한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현중지부가 제기한 근거를 모두 부정했다. 동영상을 통해 명백히 확인된 절차상의 하자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한두 번도 아닌 법원의 재벌 편들기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들이 이곳저곳에서 올라오고 있다.

노사가 힘을 합칠 때?

현대중공업 사측은 미중, 한일 경제전쟁이 부추기고 있는 ‘애국심’을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니 노사가 힘을 합칠 때라고 주장한다. “노동조합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회사의 미래를 나 몰라라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고 있다.

‘회사의 미래’란 노동자의 미래가 아닌 현대중공업 자본의 미래를 말할 뿐이다. 그동안 4만 명에 가까운 현중 원·하청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는 사실이 그 점을 증명한다. 앞에서는 힘을 모으자고 하면서도, 뒤로는 온갖 민형사상 고소고발과 대규모 징계를 자행하는 현대중공업 사측을 누가 믿겠는가?

또다시 확인되는 지도력의 위기

현대중공업 사측의 반격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다. 수천 명이 투쟁대열에 합류하고 조합원 스스로 물류와 공장을 멈췄던 투쟁의 열기는 주총장 점거로 최고조에 달했다. 그 힘이 어찌나 강했던지 사측은 감히 손을 댈 수 없었다.

그런데 날치기 주총이 통과되고 난 후 6월 이후부터 투쟁수위는 조금씩 낮아졌다. 조합원들의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지만 지도부는 현장보다는 외부로, 집중투쟁보다는 지단별 일정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하청노동자 조직화를 대대적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선전선동 수준을 넘어서진 못했다. 그리고 사측의 반격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지도부가 예전으로 돌아갔다는 실망감이 쏟아지고 있다. 두 달 넘게 사측에 시간만 벌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건 현장의 의지

현대중공업지부의 조합원들은 예전의 조합원들이 아니다. 4, 5월 투쟁을 거치며 어떻게 하면 노동자의 힘을 가장 크게 발휘할 수 있는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를 배웠다. 형식적인 집회와 보여주기식 캠페인보다 현장을 장악하고 하청노동자와 함께 싸워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현장은 여전히 더 싸울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 자신들의 힘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사측은 바로 이것을 두려워한다. 사측이 두려워하는 이 현장의 힘으로 지도력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윤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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