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국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 ‘진보’의 허구성을 보여주다

조국과 문재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마자 9월 2일 조 후보자가 자처한 기자간담회가 자정을 넘어서까지 진행됐다. 장관 후보가 되자마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온갖 의혹(재산과 투자를 둘러싼 의혹, 딸 입시문제, 사립재단 의혹 등)이 다뤄졌다.

사법개혁

조국 후보가 법무부장관이 되면 사법개혁을 해낼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이란 무엇인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핵심이다. 공수처는 비리를 감시해야 할 검찰이 스폰서, 권력자의 손발이 돼 부정부패를 일삼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관이 필요하다며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공수처장을 비롯한 구성원의 임명은 정부와 여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공수처 역시 기존 검찰처럼 또 다른 권력비호 기관이 될 수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도 마찬가지다. 검찰과 경찰은 자본가들과 그 정부들의 이해관계를 힘으로 집행하는 기관이다. 이들은 수사권 문제로 티격태격하지만 노동자투쟁 앞에선 하나로 단결한다. 노동자들과 국가권력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그들은 한편이었고 상호 보완적이었다.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과실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닌 듯 조작하는 데 경찰과 검찰은 합심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하고, 검찰이 구속기소하며 협력하는 것을 무수히 봐오지 않았는가?

그리고 조국 본인이 이전에 주장했던 국가보안법 폐지나 인권 문제, 최근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등장한 난민 문제에 대한 대책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폭력시위에 대한 처벌이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과도한 감시 통제 등 자한당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개혁’이라는 포장지 속에 든 것은 개살구일 뿐이다.

민주당과 조국이 얘기하는 사법개혁은 여야 지배자들의 힘겨루기일 뿐이다. 비리와 부패를 막기 위해선 정부기관의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권력자들을 옆(공수처, 검찰, 경찰)이 아니라 아래(노동대중)에서부터 통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법개혁을 조국에게 기대할 것이 아니라 노동대중이 스스로 나서야 한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한가?

딸의 입시특혜 등 조국을 둘러싼 의혹에 많은 노동대중이 분노하는 이유가 있다. 비리와 특혜로 얼룩졌던 박근혜 정부를 앞장서서 비판했던 조국이 이전 적폐 세력들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조국은 딸의 입시특혜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렇다! 법을 어기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법은 가진 자와 권력자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놓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들과 정치 관료들이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자기 자녀들에게 대물림할 수 있는 수많은 ‘합법적’ 장치를 보장하고 있다.

이처럼 법이 평등하지 않기에 조국의 딸은 노동자의 자식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대학에 진학했다. 빈부격차 해소를 이야기하면서 본인은 50억이 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고, 평등한 교육을 말하면서 자기 자녀에게는 불평등한 독점적 기회와 스펙을 만들어주고, 그러면서도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이에게 누가 공감하겠는가?

‘진보’는 가짜다

‘진보’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을 열악한 조건의 자회사로 밀어넣었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빛 좋은 개살구로 만들어, 수많은 노동자의 임금이 더 낮아졌다. 문재인과 조국의 ‘진보’는 노동자의 ‘진보’가 아니라, 노동자들을 속이는 가짜 ‘진보’일 뿐이다.

입으로는 진보와 개혁을 떠들면서 실제로는 자본가세상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지배자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지 말자. 껍데기뿐인 ‘공정’, ‘정의’, ‘평등’을 넘어 모든 이가 실질적으로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노동자세상을 만들자. 가진 것이 없기에 잃을 것도 없는 노동자계급만이 아무런 미련 없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1면 사설,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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