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파업 준비하는 철도 비정규직

철도 비정규직 총력결의대회1

9월 2일,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 등 500명(주최측 추산)이 서울역에 모여 집회했다. 직접고용 정규직화, 정규직 대비 80% 임금 인상 같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코레일 사측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파업으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투쟁의지를 보여줬다.

압도적 찬성

최근에 투표한 3개 자회사 지부 모두 찬성률이 90% 넘게 나왔다.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91.49%가(482명 중 441명), 코레일네트웍스지부는 90.86%(788명 중 716명)가, 철도고객센터지부는 93.8%(176명 중 165명)가 찬성했다.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건 그만큼 직접고용 정규직화, 임금인상이 절실하고, 파업결의를 보여줄 필요성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는 파업을 결의한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동안 7월 25일 기자회견, 8월 22일 간부결의대회와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파업을 준비해왔다. 8월 22일 결의대회에서 코레일네트웍스지부 박수아 대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여 년 [역에서 기차표를] 장당 80원씩, 7000매를 팔아야 겨우 최저임금을 면할 수 있었고, 동료들과 경쟁하며 살아야 했고, 여전히 인원이 부족해 병가나 연차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목이 쉬고, 어깨가 아파도 참고 일해 왔지만 비정규직의 현실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나아질 희망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철도공사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우리는 자회사라서, 생명안전업무가 아니라서 직접고용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그나마 근속을 반영해서 80% 공정임금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또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파업을 결의합니다. 비정규직이 겪는 차별과 무시를 부수고 싶습니다.”

철도고객센터에는 18년 동안 일해왔어도 여전히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있다. 그동안 모든 자본가정부와 코레일 사측이 비정규직을 맘대로 부려먹으며 인건비를 줄이려 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행태는 지금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코레일 사측은 2019년 위탁계약에 2017년도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하는 꼼수를 부려, 인건비를 최저임금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다. 그래서 조지현 철도고객센터지부장은 9월 2일 집회에서 “뼈빠지게 일해도 최저임금, 이런 분통스러운 단어들이 우리들 삶을 갉아먹지 않도록 목숨을 걸고 총파업을 비롯한 모든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어 코레일관광개발지부 김태희 서울지부장은 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 권고가 나온 지 1년이나 지났지만, 직접고용을 회피하는 코레일을 규탄하며 “합의 이행,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함께 단합해서 싸워 나가자고 호소했다.

철도 비정규직 총력결의대회(지부장단)

철도노동자 하나로

9월 2일 집회엔 코레일관광개발지부(KTX승무원), 코레일네트웍스지부(역무, 역무매표, 주차관리 등), 철도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코레일테크(전기,건축,차량정비) 노동자들도 왔고, 서울지역본부의 여러 지부장을 중심으로 철도 정규직 노동자들도 꽤 왔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1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 등도 9월 2일 집회 후에 서울역 농성에 돌입했으며 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철도 정규직 노동자들도 싸우고 있다.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기관사를 소장실에서 장시간 대기하며 작업내규를 반복적으로 필사(일명 ‘깜지’ 또는 ‘빽빽이’)하게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한 안산승무사업소장을 규탄하기 위해, 그리고 근무환경이 매우 복잡해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로승무사업소에서 과도하게 징계하고 과태료를 부당하게 물리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운전노동자들이 공동으로 투쟁하고 있다.

코레일은 내년 1월부터 현재 3조2교대제를 4조2교대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노조는 교대근무자 1만 명가량으로 운영되는 근무를 4조2교대로 전환하려면 3천 명가량의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사측은 고작 1,600명 증원만 검토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인력충원이 늦춰지면서 공사는 4조2교대 전면도입 대신 부분시행으로 방향을 틀려 하고 있다”고 한다(매일노동뉴스).

그래서 철도 정규직 노조도 9월 4-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뒤, 10월 초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구체적 조건과 요구는 조금씩 달라도, 철도노동자는 모두 사측과 정부에 맞서 싸워야 요구를 쟁취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투쟁을 씨줄날줄처럼 엮으면서, 상호상승작용을 하게 만들면 좋을 것이다.

철도 비정규직 총력결의대회(깃발)

철도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

서울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벌여 결국 승리했다. 11월에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정임금제 쟁취[정규직 대비 80% 임금인상] 등을 내걸고 10월에 2차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한국도로공사가 ‘해고된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하며 계속 투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오랫동안 투쟁해 왔다.

직접고용 정규직화, 임금인상, 인력충원 등 철도노동자들의 요구는 공공, 민간 가릴 것 없이 지금 모든 노동자에게 절실한 요구다.

“추석 앞두고 웬 파업?”, “한반도 정세가 심각한데 뭔 파업?”이라고 자본가언론은 떠들어댈 것이다. 그렇다면 “불편해도 괜찮아”, “철도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라고 목소리를 내자.

 김명환

■ 홈페이지: https://voiceofworkers.org

■ 페이스북: 노동자의 목소리

■ 텔레그램 채널: “노동자의 목소리 신문” 또는 “@voiceofworker” 또는 “https://t.me/voiceofworker”

■ 이메일: vow19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