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 노동자와 일본 노동자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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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3월 ‘산켄(산연)전기 공장 포위의 날’에 일본 노동자와 주민 200여 명과 함께한 한국산연 노동자들

“내 영혼에 태양을 비춰준 가장 사랑하는 친구”(일본 노동자 이소가야가 조선 사회주의자 주선규에게)

“일본노동자들의 연대, 노력, 관심, 애정, 따뜻함, 노동자들을 아끼는 마음들 모두가 감동이었고 노동자는 하나라는 말을 정말 뼛속 깊이 새길 수 있었습니다”(일본 원정투쟁을 벌인 한국산연 노동자)

문재인 정부와 아베 정부는 지금 한국 노동자와 일본 노동자를 국적별로 갈라놓고, 서로 으르렁거리게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배계급이 아무리 용을 쓰더라도, 노동자계급은 똑같이 착취당한다는 강력한 공통성뿐만 아니라 착취자들에 맞서 함께 싸울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국경선보다 첨예한 계급 경계선

이소가야 스에지
▲ 이소가야 스에지의 서대문 형무소 수형카드

국경선보다 훨씬 더 첨예한 건 계급 경계선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모든 지배계급은 자기 체제에 정면도전하는 자국민에 대해 ‘국민이 아니’라고 비난하고 잔인하게 탄압했다. 1930-40년대에 일본 정부로부터 ‘조선에 거주하고 있는 60만 일본인 중 유일한 비국민’이라고 비난당했던 이가 바로 이소가야 스에지다.

이소가야는 함흥의 흥남비료공장에서 조선 사회주의 노동자들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철폐를 위해 혁명적 노동자운동을 전개했다. 일제가 사회주의 운동의 씨를 말리려고 전향공작을 엄청나게 펼쳤지만, 끝까지 전향서를 쓰지 않고 9년 넘게 징역살이를 했다.

이소가야는 45년 8월 15일 이후 조선에 살던 평범한 일본인들이 어떻게 집단피난민이 되어 비참하게 떼죽음당하는지를 눈앞에서 목격한 다음, “국가는 계급을 초월한 것이 아니다. 국가는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을 억압하기 위한 지배권력이라는 고전적 정의가 딱 맞다.”고 자서전 <우리 청춘의 조선>에 썼다. ‘아베 정부는 적, 문재인 정부는 아군’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소가야의 말은 얼마나 따끔한 일침인가!

한일노동자는 하나였다

1917년 러시아혁명의 영향으로 1920-30년대 일본에서는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그래서 이재유를 비롯해 일본으로 유학 갔던 수많은 조선 젊은이들이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과 실천을 배워 왔다.

1929년 원산 총파업 때, 원산과 일본을 오가는 화물선의 일본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일본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파업 만세”를 외쳤다.

이재유를 숨겨준 미야케 교수를 비롯해 1925~1942년 사이에 조선 안에서 치안유지법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일본인이 18명이나 된다.

오늘날의 한일노동자연대

창원에 있는 한국산연 공장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 맞서 2016-2017년에 일본 원정투쟁을 229일이나 전개했다. 그때 “평균 연령 60~70세의 노동자들이 자기 일처럼 느끼고 생각해주시는 것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고 한국산연지회장은 말했다.

1988년 한국스미다에서부터 최근 아사히글라스까지 여러 일본원정투쟁에 일본 노동자들은 헌신적으로 연대했다. 그리고 치바(千葉)현 철도노조인 도로치바와 전노협(전국노동조합연락협의회)이 8월 초에 아베 정부를 규탄하고, 한국노동자들과 연대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런 역사가 잘 보여주듯 한일 노동자는 하나다. 한국과 일본 등의 모든 지배계급을 타도하고, 아시아와 세계에서 노동자세상을 건설하는 그날까지 한일 노동자는 더 굳건하게 하나가 돼야 한다.

김명환

<노동자의 목소리> 18호,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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