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누군가에겐 천사, 누군가에겐 악마, 김앤장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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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소송이나 노동자 투쟁이 벌어질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법률사무소 김앤장’이다. 전문가 집단(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등)이 1,000명 넘고, 연 매출액이 1조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법률회사가 바로 김앤장이다.

김앤장은 IMF 위기 이후 민영화, 해외매각, 구조조정이 활발하던 ‘신자유주의’ 흐름과 맞물려 성장한 법률회사다. 자본의 재편 과정에서 사측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재산권, 세금문제, 노사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법률자문을 비롯해 핵심 역할을 도맡아 왔다.

그렇다면 많은 재벌과 기업이 김앤장에 법률자문을 맡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승률이 높아서? 아니다. 인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김앤장은 사법부, 행정부, 입법부의 고위 관료들을 고문, 자문위원, 전문위원이라는 이름으로 영입한다. 그리고 이들은 정부와 맞먹는 정보력과 대통령 및 정부기관에 대한 상상을 초월하는 로비력을 행사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청와대 법무비서관, 김앤장 변호사가 만나 일제 징용 재판에 개입한 사건은 김앤장이 정부기관과 얼마나 뿌리깊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예다. 게다가 이들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사실을 거짓으로 조작 날조하고 증거를 은폐하는 등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저버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노동자 탄압의 최선두 김앤장

김앤장은 자본가들에게는 승리를 보증하는 수표겠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의 양산자다. 자본가들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말은 반대로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와 구조조정, 비정규직 확산, 노조 파괴에 앞장서 왔음을 의미한다.

대만의 이잉크로 매각된 하이디스에서 김앤장은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 공장폐쇄, 정리해고 등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노동자 탄압에 앞장섰다. 갑을오토텍에서는 매월 수천만 원의 돈을 받으면서 노조와해 컨설팅과 노조탄압 증거인멸에 가담했다. 작년 한국지엠이 산업은행과 협상을 벌일 때도 캠프를 구성해 협상을 대리했고, 그 대가로 100억 원 넘게 수임료를 챙겼다. 또한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 아사히글라스 등 비정규직들의 불법파견 소송에서도 불법을 자행한 사측을 비호하면서 시간끌기로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도 바로 김앤장이다.

돈만 준다면 자본가들을 위해 법률적 지식만이 아니라 인맥, 학벌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승리’로 이끌어주는데 이를 마다할 자본가가 어디 있겠는가?

법은 가진 자들의 편

“법의 정의를 외치는 변호사도 거대 기업과 자본 앞에선 악마가 되고 인간의 양심을 팔아버렸다. 김앤장은 선량한 시민들을 무참히 짓밟은 악마 같은 변호 기업이다.” 옥시레킷벤키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의 말이다.

최근 한일 갈등이 불거지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과 강제징용 소송에서 김앤장이 일본기업들의 변호를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또한 삼성의 세습과 연관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서도 김앤장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는 데 깊숙이 관련돼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김앤장이 이 사회를 망치는 ‘숨겨진 권력’이라는 인식 역시 점점 확대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는 법을 지키라고 말하면서, 막상 가진 자들은 자기 입맛대로 법을 바꾸고, 활용하고, 무시한다. ‘법이 노동자 편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공정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왜 안 되는지를 김앤장이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권보연

<노동자의 목소리> 18호,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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