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비판하면 친일파? 주적은 국내에 있다

한일노동자연대(전북도민일보-사진)
▲한국과 일본 노동자들이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경제분쟁을 멈추고 △지배권력의 입지 강화를 위한 정치적 술수 중단하며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노동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_전북도민일보)

아베 정부가 수출 규제를 선포하자마자, 모든 자본가언론은 삼성 이재용을 영웅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실세인 조국은 “정부 비난하면 친일파”, “애국 아니면 이적”이라고 선동했다.

‘노 재팬’, ‘안 산다 안 간다’ 깃발 아래 일본 불매운동도 한창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이 과연 이재용 같은 자본가들이나 문재인 정부와 함께 반일 투쟁에 떨쳐나서야 하는가?

노동자의 삶을 누가 파괴해왔는가?

삼성해고자 김용희는 노조를 만들자 납치하고, 폭행하며, 해고했던 것을 사과하라며 56일 동안 단식했고, 지금까지 70일 넘게 강남역 근처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2,000여 명은 서비스센터 노동자와 콜센터 노동자의 집단교섭 보장, 조합원 활동권 보장,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한 달가량 순환파업 및 총파업을 벌여 왔다. 이처럼 삼성 자본은 노동자의 영웅이 아니라 적이다.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군산공장 폐쇄를 비롯한 GM자본의 구조조정을 지원해 왔고, 현대기아차 자본의 불법파견을 묵인해 왔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개악해 현대그린푸드 식당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도록 도와준 것도 문재인 정부다.

일본 핑계로 노동자 삶 더욱 위협하는 정부

문재인 정부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3개 소재 관련 기업들에 대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 뒤 이 방침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호국) 제외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기업으로 확장했다. 일본을 핑계로 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몰겠다는 것이다.

자본가들이 일본을 구실로 규제완화를 요구하자, 정부는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등을 대폭 개악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소재인 불산(불화수소)의 누출사고는 2012년 구미에서 노동자 5명을 죽이고, 18명을 다치게 만드는 등 수없이 반복됐다. 이런 사고 위험을 줄이려는 것이 화관법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최대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위험한 화학물질 사용을 규제하는 것이 바로 화평법이다. 그런데 노동자의 목숨값으로 만든 법들을 문재인 정부가 한 방에 날려버리려 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주52 노동시간 상한제를 30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을 유예하고, 직장 내 쟁의 금지, 단협 유효기간 연장 등 노골적인 노동개악안조차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가?

“정부 비난하면 친일파”, “애국 아니면 이적”이라는 악선동은 정부와 자본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노동자의 눈을 흐리게 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지배계급의 상투적 수법이다. 또한 노동자들을 국적별로 분열시켜 대립하게 만들려는 낡디낡은 분할통치 전략이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세계 패권 전략에 맞춰 인도·태평양전략과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 등에서 일본과 공동행보를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아베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한편이고, 한국노동자와 일본노동자는 다른 한편이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지배계급이나 자본가언론 등이 조장하는, 불매운동을 비롯한 모든 민족주의 광기를 거부해야 한다. 1차 대전 때 “다른 나라 노동자들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 “주적은 국내에 있다”고 말하며 자국 자본가정부에 맞섰던 선배 노동자투사들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일본에도 아베 정부의 제국주의 정책에 맞서 싸워 왔고, 한국노동자들과 연대하려는 노동자들이 있다. 손을 맞잡을 대상은 이런 일본 노동자들이지 문재인 정부나 자본가들이 아니다. 누가 동지고 누가 적인지 혼동하지 말자.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1면 사설(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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