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응급실 파업은 우리 모두의 문제

응급실 파업

응급실 파업이 퍼져나가고 있다. 3개월 전에 파리에서 시작한 파업은 이제 프랑스의 100여 개 병원이 함께한다.

병원 상황이 끔찍한 이유는 심각한 인력부족과 자원부족 때문이며, 사회 전체가 그렇듯이 이윤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라면 누구나 조립라인에서, 생산 현장에서, 사무실에서, 대형마트 등등에서 지속적인 인력부족이 어떤 건지 안다. 이는 수백만의 실업자를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인력부족은 범죄와 같다. 경쟁력 논리와 이윤추구를 환자와 노약자를 돌보는 영역에까지 적용하는 이 사회의 타락상을 잘 드러내준다.

수십 년째 역대 정부는 재무 기준을 들이대며 공공 보건서비스를 파괴했다. 이윤을 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붙잡는 사기업에게 병원을 개방했다. 국가는 사회의 나머지는 야위어가게 내버려뒀다. 공공병원의 부채는 300억 유로(약 40조 원)에 달하며, 이것도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의 주요 원인이다.

설상가상으로, 응급실마저 끊임없이 증가하는 사회의 빈곤 때문에 무너지면서 현대의 수용소로 전락해 왔다.

오늘날 응급실은 계획된 수용인원의 두 배, 세 배의 인원과 씨름한다. 환자 두 명이 커튼 하나만 쳐두고 좁은 공간에 같이 있거나, 복도를 가득 메운 환자 운반차에서 5시간 이상 기다려 진료를 받는다.

작년 12월에 55세 여성이 파리의 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미 의식을 잃어 자기 이름을 불렀을 때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응급실 직원은 환자를 접수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심각한 과로에 시달렸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모든 환자를 돌아볼 틈이 없었고 환자가 응급실을 나갔다고 생각했다.

역대 정부는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가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더 좋아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산업가와 은행가들이 공공의료, 철도, 전기, 우편서비스에서 이윤만 최대한 뽑아먹고 더 나빠지게 내버려뒀다.

시위가 3개월 동안 계속 퍼져나가고 나서도, 보건장관 아녜스 뷔쟁(전형적인 오만한 정치인)은 꿈쩍 않고 있다. 그녀는 인력을 늘리기 위해 1,500만 유로(약 2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름 기간에 한정했다. 응급실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사투를 벌여온 파업 참가 노동자들은 최소한 만 명은 채용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파업노동자들은 또한 모두에게 300 유로(약 40만 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민간기업 임금과 마찬가지로 병원 임금도 생계비가 오른 만큼 오르지 않았다. 신규채용된 간병인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더 많이 받는다. 시위에 참가한 파리의 한 간호사는, 10년을 일했지만 한 달 월급은 보너스를 제외하고 1,589 유로(약 210만 원)밖에 안 된다고 언론에 밝혔다.

뷔쟁은 매달 100유로(약 13만 원)의 보너스를 합의하면서 응급실 직원은 “거친 시민들”과 “무례함”에 응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달았다. 물론 이것은 병원 내 다른 부서도 임금 수준이 낮은데도 응급실 노동자로만 보너스를 한정하려는 핑계다. 또한 그녀는 아픈 사람들을 예절이라는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

뷔쟁 같은 정치인들은 지금의 재앙적 상황이 환자들이 못되게 행동하거나 병원에 너무 자주 가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병원노동자한테 ‘책임감’이 부족해서 문제인 것처럼 얘기한다.

간호조무사와 간호사들은 누구보다 책임 의식이 투철하다. 이들은 무책임한 역대 정부의 이윤 추구가 초래한 혼란 속에서도 계속 버티고 있다. 이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이들의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다.

번역: 서봉천

출처: 프랑스 혁명조직 LO 현장신문 사설(6월 17일)

<노동자의 목소리> 17호, 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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