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기아차 식당노동자들, 억눌렸던 분노를 토해내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공동파업
(서울=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뒤 불법 파견 처벌 및 최저임금을 촉구하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7월 24일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식당노동자들이 처음으로 4시간 파업했다. 청와대 앞에 모인 이들은 그동안 억눌렸던 울분과 분노를 토해냈다. 다음은 광주공장 식당노동자 두 동지와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식충이 ː 갑자기? 유인물을 배포하고 파업도 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식당노동자 1 ː 최저임금 때문에 노조에 가입했습니다. 주52시간제가 도입되고 근무시간이 짧아졌지만 노동강도는 강화되었습니다. 임금도 삭감되었구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화성·소하리는 보전수당을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바보같이 일만 했던 우리는 주지 않았구요. 싸우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노조에 가입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식충이 ː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식당노동자 1 ː 네. 19년 시급 8350원에도 못 미치는 평균 7455원을 받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었으면 임금을 인상하면 되는데 회사는 상여금을 월 분할해서 지급하는 꼼수로 저희들의 임금을 강탈했습니다. 5000만원을 받고 있다고 회사는 우리를 공격합니다. 그러나 그 돈은 한 달에 하루 쉴까말까 하고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일하고 한달에 잔업을 120시간 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지금은 5000만원은커녕 14년차 노동자가 최저시급도 못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3500만원도 못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식충이 ː 동지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식당노동자 1 ː 원청 정규직 동지들의 밥먹는 식당은 엄청 밝지요? 그런데 저희가 일하는 식당 안 조리실은 너무 어둡습니다. 눈이 아파서 조명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는데 원청?의 결제가 있어야 한다고 쌩?까고 있습니다. 화장실 변기가 고장났다고 해도 신경도 쓰질 않구요. 직화코너가 신설되어서 인원이 많이 필요한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또 기름에 화상을 입기도 하지만 산재는커녕 개인비용으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죽을 만큼 아프지 않는 이상 쉴 수도 없습니다. 더 많지만 여기까지…ㅠㅠ

식충이 ː 맛있는 반찬을 배식할 때 많은 양이 주걱에 올라 오다가 손목을 한번 털면 떨어지는 고기량만큼 저희 자존심?이 상해요.ㅎㅎ 그러시는 이유가 있나요?

식당노동자 2 ː 저희도 많이 드리고 싶지요. 왜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데 회사는 푸짐하게 고기를 제공해야 하는데 일정량만 주면서 저희들에게 배식을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도 음식을 할 때 “이런 재료로 이렇게 만들면 맛이 있을까?” “고기가 나올 때 됐는데 왜 안 나오지?”라는 의문이 듭니다. 저희는 좋은 재료를 제공해주면 동지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 드릴 수 있는 실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음식 재료의 질과 양이 떨어지고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아낀 돈은 모두 회사가 얌얌 하고 있구요.

식충이 ː 저희 원청 정규직 노동자들께 하실 말씀이 있나요?

식당노동자 2 ː 일단 동지들의 지지와 응원에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원청 동지가 식당에 응원 대자보를 붙여 주셨습니다. 그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답니다. 저희는 동지들과 연대하고 싶습니다. 같은 공장의 같은 노동자로서 말입니다. 노조로 뭉쳐 싸우다 보니 엄청 행복합니다. 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바보처럼 살아 왔을까? 하는 후회도 하구요. 어쨌든 동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구요. 저희도 동지들이 보내주신 지지와 연대에 언젠가는 꼭 보답하겠습니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파업집회(청와대 앞)
청와대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날 집회의 주요 동력은 역사적 공동파업을 하고 나온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식당노동자들이었다.

출처: 기아차 광주공장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34호,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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