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에서 투쟁에 나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학교 비정규직(삭발식 구호장면)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정임금제(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임금의 80%로 높이기), 최저임금 1만원 등을 약속했을 때 많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공약(公約)이 공약(空約, 헛된 약속)으로 바뀌자 노동자들은 실망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가만있지 않았다. 노조로 크게 뭉쳤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조합원 숫자가 가장 크게 늘어난 대표적 영역 중 하나가 바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이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 자기 권리를 되찾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다.

임금인상 등을 위해 총파업에 나서는 학교 비정규직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찬성률 89.4%로 쟁의행위를 결의하고, 7월 3일부터 전국 2000여개 학교에서 3일 이상 총파업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대회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와 전국여성노조 등 3개 단체로 구성돼 있으며 조합원은 총 9만5117명이다. 연대회의에는 학교 급식노동자, 돌봄교사, 청소 노동자 등이 대거 속해 있기에 총파업이 이뤄지면 ‘급식대란’ 등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2017년 6월 학교비정규직 2만여 명이 파업했을 때도, 1900여 초중고에서 급식이 중단돼 빵과 우유, 외부 도시락 등으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학생 각자가 도시락을 싸와야 했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근무 1년차 기준 학교급식실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방학까지 학교에 나와 일해도 연봉은 2,400만 원대에 불과하다. 그래서 현재 정규직의 60~70% 수준인 임금 수준을 80% 수준까지 인상하기 위해 전 직종의 기본급 6.24% 인상, 근속수당과 복리후생비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직접고용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

잡월드의 경우 작년 말에 ‘자회사로 전환한 뒤 2년 동안 자회사와 직접고용 중 어느 것이 나은지 논의하기로’ 미봉책으로 합의했는데, 6개월이 지났지만 임금과 복지는 여전히 열악하고 직접고용 논의는 이뤄지지도 않고 있다. 잡월드 사례는 왜 자회사가 아니라 직접고용이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5월 21일 1차 공동파업을 벌였던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6월 26일 2차 공동파업에 나선다.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가운데 계약만료일에 정규직으로 전환한 곳은 한 군데도 없고, 그동안 계약을 수차례(최고 8차례까지) 갱신하며 잔인한 희망고문을 자행한 경우가 많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최근 자회사가 아닌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그들은 용역업체 노동자로 일하던 시절인 2013년 한국도로공사의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에 대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해 2심까지 승소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확정 판결을 미뤄 왔다. 이렇게 대법원이 사측 편을 드는 사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로 입사하라고 주문하며 이를 거부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해 왔다.

전국 354개 영업소에서 일하는 톨게이트 노동자는 6,700여 명이다. 그중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노동자는 2,000여 명이다. 한국도로공사는 5월 31일,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노동자 92명을 해고했고, 6월 15일 26명의 노조원을 추가로 해고했다. 자회사 전환이 마무리되는 6월 30일에는 1800여 명의 노동자가 일시에 해고당할 처지에 있다.

사측이 아무리 자회사가 좋다고 꼬드겨도 노동자들은 자회사란 규모가 좀 더 큰 용역업체일 뿐이라는 점을 잘 안다. 그래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한국도로공사가 직접고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에 비춰볼 때, 문재인 정부 2년은 ‘선거로는, 즉 청와대 안방주인을 바꾸는 것으로는 노동자의 삶을 조금도 바꿀 수 없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노동자의 삶은 노동자가 단결해서 투쟁하는 만큼 바꿀 수 있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거대한 집단적 힘을 깨닫고 사용한다면 자기 삶도 사회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

김명환

<노동자의 목소리> 16호, 6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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