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61년 만에 파업에 나서는 집배원노동자들

우정노조 집회

* 1년 37억 통의 우편물 배달, 연간 총 1억8,500㎞ 이동(지구 4,000바퀴를 도는 거리)

* 집배원 1인당 3천~4천 세대 담당, 1인당 하루 평균 1천200건의 우편물 처리, 일반우편물 한 건당 배달소요 표준시간 2초

* 연간 2,745시간 노동(노동자 평균 2,052시간, 1년에 87일을 더 일하는 것), 하루 평균 11시간의 노동, 휴게시간 34.9분, 주6일 근무

* 지난 10년간 175명 사망, 작년 한 해 25명 사망, 올해 들어 지금까지 9명 사망.

* 산업 재해율 1.62% (소방관의 1.08%보다 150% 높고, 공무원 0.49%보다 330% 더 높음)

수치만 보더라도 우체국 노동자들의 현실은 참혹하다. 도심부터 시골 오지까지 전국 곳곳을 계절과 상관없이 매일 다녀야 하는 집배원노동자들에게 오토바이 사고 등 산재 위험은 늘 따라다닌다. 1인가구의 증가로 물량은 늘어나고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와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조건 개선 방안이 절실하다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가 사회문제가 되자 2017년 8월,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을 만들었다. 기획추진단은 지금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정규직 2,000명 증원, 집배부하량시스템(업무량측정시스템) 개선, 토요일 근무 폐지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사측은 적자를 핑계 삼아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국회 역시 인력충원을 위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2022년까지 연간 1,800시간 노동으로 단축하겠다는 문재인정부의 장밋빛 약속을 이행하려면 정규직 6,500여 명을 더 채용해야 한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의 계획은 2022년까지 기껏 1,000명만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실시된 52시간 노동시간에 맞추려면 당장 2,000여 명을 증원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모든 문제는 연결돼 있다

우체국에서 집배원만 일하는 게 아니다. 분류업무를 담당하는 우정실무원, 우체국택배를 배달하는 위탁배달원들도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실무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려고 올해 초, 300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고, 그 자리를 단기계약직으로 채웠다.

또한 위탁배달원의 임금을 축소하기 위해 택배 개수에 따라 줘야 할 수수료를 적게 주려고 물량을 최소한으로 배정해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우정실무원이나 위탁배달원의 인원 및 업무 축소는 결과적으로 정규직 집배원의 업무량 상승으로 직결되고, 집배원들 역시 인원충원이 되지 않아 장시간 노동에 고통받고 있다.

적자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다 보니 한쪽에서는 과로가, 다른 한쪽에서는 실업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자본주의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결국 다 함께 뭉쳐서 싸우지 않고서 이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은 없다.

우체부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6월 24일, 집배원 노동자들은 2만8,802명 중 2만7,184명(94.38%)이 투표에 참석해 2만5,247명(92.87%)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7월 9일이면 우정사업본부가 설립된 이후 61년 만에 첫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노동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겪는 고통과 동료들의 죽음에 침묵이 아닌 투쟁으로 답하려고 하는 집배원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힘을 보태자.

권보연

<노동자의 목소리> 16호, 6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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