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결사항전이 시작됐다

현중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법인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27일(월),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결사항전의 결의를 보여줬다. 이날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투쟁력으로 본관 진입투쟁을 벌였고, 주주총회가 예정된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버렸다.

주주총회장을 점거하라

5월 31일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예정되어 있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주주총회 성사를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했다. 2년 전 현대중공업을 4사로 분할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14일 울산지법에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물적 분할에 대해 어떠한 행위도 하지마라는 법원의 판단은 법이 결코 노동자 편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이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가처분신청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 그리고 27일 오후, 본관 진입투쟁과 주총장 점거로 그 의지를 확실히 했다.

주총장은 이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해방구가 됐다. 건물의 모든 출입구는 봉쇄됐고, 건물 앞 광장에도 오토바이 수백 대가 빽빽이 들어찼다. 곳곳에 지단별 천막을 설치해 현대중공업 지부의 허락 없이는 어느 한 곳도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없다.

지주사의 마법과 물적 분할

현대중공업 사측은 물적 분할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필수적인 절차라고 수차례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핑계로 물적 분할과 지주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멀쩡한 회사를 쪼개 지주사(한국조선해양)를 만들고, 기존 회사(현대중공업)를 갑자기 신설회사, 비상장회사로 전락시키고 거대한 부채도 떠넘긴다. 이 거대한 부채는 이후 고용, 임금, 복지를 공격하는 구조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017년 4사분할 당시 만들어진 현대중공업 지주사의 지배를 받게 된다. 결국, 정씨 일가는 모든 회사를 지배하는 데 현대중공업 지주사의 지배지분만 확보하면 된다.

이 얼마나 놀랍고 손쉬운 방법인가. 피지배회사 주식 단 한 주 없이 지주사 지분만으로도 모든 경영권을 휘두를 수 있는 ‘지주사의 마법’이 이렇게 완성된다.

노조, 단협 지키기 위한 결사항전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되면 신설회사로 바뀐다. 즉,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무노조, 무단협 처지로 내몰리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지엠은 연구개발(R&D) 분야를 새로운 법인으로 분리했는데 아직까지도 단협을 승계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하면서 계속 ‘근로조건과 고용은 승계한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노조와 단협 승계 여부를 물어도 똑같은 답만 반복했다.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은 폭발해 버렸다. 수천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공장 안의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는 과감한 현장순회투쟁을 지속했다. 사측의 경고장 남발과 협박이 도를 넘었지만 조합원들은 오히려 더 분노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당황했다. 오죽했으면 21일 ‘단체협약, 기존대로 승계하겠다’는 사장 명의의 담화문까지 냈을까. 물론, 교묘한 속임수였다. 기존대로가 아니라 협의하자는 것이고 일감이 확보되면 고용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 아니냐는 말장난이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따위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력한 투쟁으로 답하고 있다. 이제 전면파업의 깃발을 올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마지막까지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노동자들이여! 이 투쟁에 모든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말자.

윤용진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1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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