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적반하장 현대중공업 사측, 협박은 통하지 않는다

거짓약속을 남발하는 사측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27일(월)부로 사실상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31일 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게 될 한마음회관을 완전 점거하고 ‘결사항전’에 돌입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동자들의 완강한 투쟁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근로조건과 고용보장을 약속한다’며 사실상의 헛소리만을 반복하더니 21일엔 “단체협약 기존대로 승계하겠습니다. 고용안정, 최선 다해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사장담화문을 뿌려댔다. 하지만 사장담화문은 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모든 제도를 동일하게 유지하겠다”는 말 뒤엔 ‘노사 실무협의체’에서 협의하자는 단서가 달렸다. 고용보장약속은 “수주 경쟁력을 높여 일감을 충분히 확보한다면”이란 단서가 달렸다. 결국,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은 것이다. 단협을 그대로 승계한다면 분할계획서에 문구 그대로를 넣으면 된다. 이 쉬운 것을 안 하면서 말로만 하는 약속을 노동자들이 믿을 리 없었다. 어디 한두 번 당하나!

20190521 현중사장담화문 편집
2019년 5월 21일 사장 담화문 중

온갖 비난과 협박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더욱 거세게 현장을 휩쓸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공장 대로를 가득 메웠고, 작업현장에 직접 들어가 생산을 멈춰나갔다. 정규직만의 파업으로는 공장은 돌아간다는 선입견이 깨지는 곳도 생겼다. 정말 거의 대부분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비조합원들도 일을 하지 않거나 함께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가 있었다. 이런 현장은 말 그대로 생산이 멈췄다.

현대중공업 사측도 온갖 비난과 협박의 강도를 높여갔다. ‘불법파업이다’, ‘징계하겠다’,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파업참여자를 개별 면담하며 파업에서 빠지라는 압력을 넣었다. 견책통지서를 무더기로 날리고, 상여금도 파업에 참여할 때마다 3%씩 감률하겠다고 협박했다.

견책감률통보

피해자 코스프레

노동자의 투쟁이 강하면 강할수록 자본가들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다. 사측이 그동안 벌여왔던 온갖 폭력과 불법은 사라지고 노동자 집단에 의해 맞고 부서지고 평화로운 현장이 무질서하게 변했다고 하소연을 한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기습적으로 주주총회장을 점거하던 날(27일) 본관진입투쟁도 있었다. 일부 보수언론들은 본관 안의 경비대 시선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기사화했다. 유리문이 부서지고 ‘회사측 직원 10명이 부상을 입고, 그중 한 명은 실명위험의 부상’이라는 내용을 대부분의 언론이 받아 적었다. 당시 던졌던 계란은 갑자기 돌멩이로 둔갑되어 있었다.

이날 현대중공업 노동자들도 7명이 다쳤으며 그 중 한명은 손 인대가 파열되어 수술까지 했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경비대 한 명이 헬멧으로 한 조합원의 머리를 가격해 정말 위험할 뻔했다는 사실도 한 줄 나오지 않는다.

이 날 뿐인가. 바로 일주일 전인 5월 20일 대부분의 조합원이 지역 홍보를 위해 밖으로 나간사이 폭력경비대는 설계지단이 설치하던 거점천막을 떼거지로 몰려와 부수고 이를 막던 조합원에게 집단폭력을 행사했었다. 현장순회 투쟁 중에는 팀장 하나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조합원들을 위협하기도 했었다.

도대체 누가 피해자고 누가 폭력집단이란 말인가!

Capture_0528192114
5월 20일 거점천막 경비대에 의한 폭력침탈

그동안의 설움을 꼭 되갚아주자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료들을 떠나보내야 했나. 얼마나 많은 폭력과 협박에 시달리며 눈물을 흘려야 했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그동안 받았던 온갖 폭력과 협박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희망퇴직에 강제전적에 각종 징계를 받아가며 민주노조를 다시 세웠고 지켜왔다.

정씨일가의 만행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사측은 피해자가 아니라 거대한 암덩어리이며 노동자를 착취하는 가해자다.

“이러다가 민주노조가 다시 박살나고 다시 12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집행부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이제 집행부와 함께 당차게 투쟁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 투쟁 꼭 승리하기를 늙은 노동자로서 동지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 50대 조합원

“여기 계신 분들은 민주노조를 만든 산증인들이지 않겠습니까. 여기에 젊은 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현중노조 이제는 되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 끝까지 힘내시고 법인분할 꼭 박살냅시다.” – 퇴직한 선배노동자

“여러분들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는 제가 현장에서 사측의 악랄한 탄압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압니다. 동지들, 후배들, 힘드시죠? 이것은 버티고 이겨내야 합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혼신을 다해서 남들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마음은 절대 갖지 마세요. 이 힘든 고통은 내 가족과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이 고통을 절대 남에게 넘기지 마십시요. ~ 동지들 끝까지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 퇴직한 선배노동자

“어용시절을 겪고 비록 공장 안이 아니지만 이런 광경을 보게 되니 너무나 감회가 남다릅니다. 아까 이갑용동지도 잠깐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한편으로 퇴직한 동지들이 아들뻘 되는 동지들이 30년 전과 똑같이 싸워야 되는지 말씀하시면서 현대중공업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구나 생각했습니다. ~ 다시 어용으로 돌아가선 안 되겠죠? 23년 26년 해고생활하는 노동자가 다신 나와선 안 되겠죠? 꼭 승리합시다.” – 해고노동자

20190528 아침집회
5월 28일 주주총회장인 한마음회관 광장 아침 집회

28일 오전 집회의 발언들이다. 고참 조합원, 퇴직한 선배, 해고자동지들의 꼭 승리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그 자리에 함께했던 노동자들에게 전달됐다. 전날 비바람에 밤을 지새우기 힘들었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마음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찰이 협박하고 경비대와 용역깡패들이 위협한다해도 수천 명의 노동자들을 어찌할 수는 없다. 이제 그동안 설움을 반드시 되갚아주자.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저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자.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