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 노조무력화 시도에 분노한 노동자들

현중 오토바이 시위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의 물적 분할과 노조무력화 시도에 맞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16일과 17일 4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금)까지 점차 수위를 올릴 예정이다.

이번 투쟁에 현대중공업지부는 사활을 걸고 있다. 13일(월) 현대중공업 사측이 ‘분할계획서’를 현대중공업지부에 전달하면서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겠다는 사측의 의도가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조합원들도 이번만큼은 반드시 싸워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로 오랜만에 공장 안은 노동자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거대한 노동자의 분노

16일 4시간 파업에서 한동안 잠들어 있던 현대 중공업노동자들의 본모습을 볼 수 있었다. 3천여 명의 대오가 광장을 가득 매웠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진 붉은 물결은 그동안 조합원들을 짓누르고 있던 패배의식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3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그 뜨거운 태양 아래서 질서정연한 파업집회 후 전기와 가스까지 차단하며 가공소조립·대조립공장 순회투쟁을 힘차게 진행했다. 퇴근시간 이후엔 정문 앞에서 현대자동차 노동자를 비롯한 울산지역 노동자들과 지역집회와 거리행진을 함께했다.

이날의 열기는 하루짜리가 아니었다. 바로 다음 날 진행한 파업집회에는 참여자가 3천 5백여 명으로 더 늘어났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천여 대의 오토바이 시위대는 3개조로 나뉘어 두 개조는 야드를 순회했고, 한 개조는 물적 분할 찬성입장을 밝힌 동 구청장 항의 방문을 진행했다.

분노의 원인

현대중공업 사측은 대우조선 인수합병을 위한 전 단계로 물적 분할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인 한국 조선해양을 존속회사로 하고 현대중공업을 신설회사로 만들어 대우조선을 지주사 산하에 두겠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 인수합병 소식을 처음 밝혔을 때부터 지금까지 사측은 거의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거짓말을 해왔다.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승계 여부는 전혀 답하지 않고 말이다.

13일 전달된 분할계획서엔 우려했던 대로 노조와 단협 승계는 없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노사 실무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말만 반복해왔다. 물론, 파업이 불법이며 참여자는 징계하겠다는 협박도 빼놓지 않았다. 17일엔 이런 비열한 엄포에 화난 조합원들이 오히려 더 파업에 참여했다.

결사적인 투쟁으로

이번만큼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결정적인 시기마다 실책을 반복하며 조합원 동력을 무너뜨렸던 과거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조합원들도 반신반의하면서 그래도 노동조합은 지켜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측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울산 동구지역 주민 모두에게 4페이지짜리 유인물을 일일이 돌리고 노동자 개개인에게는 가정통신문까지 발송했다. 21일엔 “단체협약, 기존대로 승계하겠습니다”는 제목을 달고 사장 담화문을 배포했다. 사실이라면 분할계획서에 명시하겠다고만 하면 되지만 또 다시 노사 실무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31일 주주총회는 이처럼 거대한 충돌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결사적인 투쟁으로 노조무력화 시도를 ‘무력화’하자.

윤용진

<노동자의 목소리> 15,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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