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하청노동자 우롱하는 대우조선 사측과 하청사장

5월 10일 2,500여 명에 달하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총궐기 이후 대우조선 사측은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정규직)에 14일(화)까지 하청노동자들의 성과금을 지급하겠다고 전달했다.

하지만 14일, 성과금은 하청노동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았다. 대우조선 사측과 하청업체 사장들이 장난을 쳤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14일 오후 대우조선 인사팀에서 사내협력사 총무들을 소집했다. 돈을 입금하면 업체 재량껏 지급하라는 통보였다. 어떤 기준으로 얼마가 들어오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그냥 알아서 하라는 통보였다.

업체 사장들은 분주해졌다. 하청노동자들에겐 협력사협의회에서 협의해야 해 돈은 다음날인 15일 지급한다고 통보하고, 제멋대로 지급기준을 만들기 시작했다. 협의했다는 지급기준은 업체마다 달랐지만, 대우조선지회가 2018년도 단협에서 합의한 금액보다 줄어드는 놀라운 ‘통일성’이 있었다.

단협위반?

하청노동자에 대한 성과금 지급기준은 대우조선지회가 2018년도 단협 잠정합의를 하면서 공개적으로 공표된 적이 있다. 당시 기준은 아래와 같다.

2018단협 성과금
대우조선지회 투쟁속보, 2018년 12월 28일자

이 기준은 이제 무용지물이 됐다. 한 업체의 지급기준은 다음과 같다.

20190514 업체 성과금지급기준

근속연수로 구분된 구간별로 10%, 9%, 8%, 3%씩을 임의대로 줄여버렸다. 다른 업체들도 이와 비슷하게 지급액을 줄였다.

지난 10일 대우조선 경영관리단 박상문 단장은 “협력업체에 격려금을 직접 지급 시 고용승계의 빌미가 될 수 있고,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부분”이라 “직접 지급보다는 협력사에 경영지원금 형식으로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성과보상금’은 ‘상생협력 경영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름을 바꾼 저의도 괘씸하지만, 당초 합의한 금액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건 하청노동자들을 철저히 우롱하는 짓이다. 지급기준 산정일도 정규직노동자에게 지급된 날인 2019년 4월 26일로 알려졌지만 갑자기 2018년 12월 31일로 바뀌었다!

지급일도 지키지 않고, 액수도 줄이고, 지급기준일도 당겨버렸다. 사측이 지킨 것이라고는 ‘상용직’에게만 주겠다는 것밖에 없다!

하청노동자 우롱하지 마라

하청노동자들이 이번에 정규직화를 요구한 것이 아닌데도 벌써부터 빌미를 안 주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했던가! 대우조선 경영관리단은 제조업인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이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셈이다. 경영관리단장이 준 힌트는 언젠가 하청노동자들이 잘 사용할 것이다.

그런데 머리를 굴려도 너무 굴렸다. 하청노동자들의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확인하고서야 부랴부랴 돈을 주면서 또다시 장난질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10일 경영관리단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하청노동자에게 지급할 금액 규모는 154억 원으로 대우조선해양 2018년도 영업이익(1조 248억 원)의 1.5%밖에 안 된다.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직접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가 이런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은 이제 말 잘 듣고, 빼앗으면 빼앗기는 어제의 무기력한 노동자들이 아니다. 이제는 폭발해버린 하청노동자들을 우롱한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이다.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