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대우조선 노동자들의 단결 조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다음달에 공정거래위원회에 결합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고, EU 심사를 위해 자문사와의 계약 체결과 실무준비에 들어갔다.
해외기업결합심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사도 최근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일본도 마찬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부사장 정기선은 19일 “100% 가능성을 열고 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동종사 매각 반대와 물적 분할 반대

대우조선지회와 현대중공업지부는 각자 현재 국면에 대응하고 있다. 크게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는 기조로 통일되어 있지만 핵심 주장은 차이가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핵심 목표를 ‘동종사 매각 반대’로 잡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물적 분할 반대’로 잡고 있다.
대우조선지회의 ‘동종사 매각 반대’ 기조는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타 업종·기업이 인수하면 기술력 유출이 안 될 것이니 안전하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는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표현한다.
현대중공업지부의 ‘물적 분할 반대’는 단협승계가 핵심이다. 현중지부는 2017년 인적분할로 4개사로 쪼개졌을 당시 분할사에서 노조와 단협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곤욕을 치러야 했다. 지금도 현대중공업 사측은 고용유지만 말하고 있지 단협승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은 신설법인으로 지위가 변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중요한 쟁점이 됐다.

무엇을 하든 하나로 모아질 국면

동종사 매각 반대든 물적 분할 반대든 결국 고용·노조·단협 3승계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혀 실패한다 해도 현대중공업은 물적 분할을 강행할 것이고 연구개발과 자회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핵심지주사는 설립될 것이다. 이미 계획상 5월 31일 주총에서 통과되면 6월부로 한국조선해양은 설립된다. 최근 한국GM이 연구개발 법인분리 후 단협을 승계하지 않은 사례도 있기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든 안 되든 결국 구조조정국면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일감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인적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향후 2~3년의 단기간을 의미할 뿐이다. 만약 현대중공업의 인수합병이 무산된다면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분사나 매각과 같은 후폭풍이 뒤따를 것이다. 설사 공기업화된다 해도 3승계로 투쟁할 수밖에 없다.

회사가 아니라 노동자가 살아야 한다

정부와 자본가들은 모든 국가적 힘을 동원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때부터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시작됐고 빅2체제로 가야 된다는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경쟁국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대놓고 말하지 않는가.
회사가 산다고 노동자가 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술력과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사장들이 구조조정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본을 키우기 위해 노동자 착취에 열을 올린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이해는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사실에 확고히 기반할 때만 노동자 살리기라는 투쟁기조로 굳게 통일할 수 있다.

윤용진

<노동자의 목소리> 14호 기사(2019년 4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