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탄력근로제 밀실야합에 이어 노동3권 무력화 시도하는 경사노위


2월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를 6개월까지 확대하는 ‘노사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합의문은 문재인정부가 첫 사회적 대타협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무제한 노동 허용과 임금하락이 불 보듯 뻔한 노동자 쥐어짜기이며, 정부와 자본가, 한국노총이 절차도 무시하고 밀실에서 야합한 것이다.
그런데, 경사노위는 여기서 더 나가 박근혜 때도 못한 자본가들의 고충 처리를 한꺼번에 할 태세다. 2월 25일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노개위) 사용자 추천 공익위원들이 노동3권을 깡그리 무력화하는 법률개정 요구안을 제출했다.

기가 막힌 자본가들의 요구

자본가들의 대변자들(사용자 추천 공익위원)이 노개위에 제출한 요구안은 그야말로 노동3권을 완전히 말살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자본가들은 파업 시 대체근로의 전면허용을 요구한다. 사실상 생산을 중단할 수 있는 노동자의 힘을 막겠다는 뜻이다.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노동자들이 사업장 안에서 펼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도 요구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조직확대 활동, 산별교섭 요구 등을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는 반면 사장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단협을 한번 맺으면 사실상 고치기 어렵게 만들려 한다. 파업찬반투표의 효력을 한정짓고 어떻게 투쟁할지를 명시하도록 하면서 노동자들의 자주적 투쟁을 무력화하는 조항도 있다. 한마디로 단체행동권, 단결권을 완전히 무력화하겠다는 독소조항들이다.

‘자본’존중 사회를 위한 사회적 대화

사회적 대화로 풀어보자는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은 결국 자본가천국을 만들겠다는 의도임이 드러났다. 90%의 미조직노동자를 위한 노동정책을 만들겠다는 말이 무엇인지 확인되고 있다.
현행법으로도 미조직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투쟁하기가 힘들다. 어렵사리 노조를 만든다 해도 사장들의 온갖 회유와 협박, 대체인력투입, 직장폐쇄,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유지조차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단체행동을 형사고발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것이 어찌 90% 미조직노동자를 위한 사회적 대화란 말인가.
문재인정부의 경사노위는 미조직노동자를 보호하기는커녕 기존 조직된 노동자들의 모든 투쟁까지 철저하게 막아 자본가 천국을 만들고 싶을 뿐이다.

허황된 사회적 대화 대신 투쟁을

경사노위에서 벌어지는 정부와 자본가들의 노골적인 노동개악시도를 막으려면 투쟁이 필요하다. 2월 27일부터 노동법률가들은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3월 5일엔 비정규100인 대표단이 경사노위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6일 2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파업은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확대간부파업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는 경사노위를 통해서든 국회를 통해서든 자본가들의 요구를 처리할 방침임을 수차례 밝혀왔다. 노동자들이 가만히 있으면 이미 드러난 정부와 자본가들의 노동개악 시도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현장노동자들이 나서는 사회적 투쟁이 필요하다. 경사노위에 참여하려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상층관료들에게 노동자의 운명을 맡기지 말자. 노동자의 운명은 현장의 투쟁으로 쟁취할 수밖에 없다.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3월 13일자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