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만적인 공무원노조 해직자 복직 특별법 발의


3월 11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의원은 노동조합 활동으로 징계당하고 해고된 공무원노조 해직자들의 복직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바로 전날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가 전국공무원노조와 함께 해직자 전원복직에 합의했다고 한 직후다.
공무원노조 해직자들은 지속적인 청와대 앞 농성도 모자라 2월 12일부터 집단 단식농성을 이어오고 있었다. 많게는 17년의 해고생활을 해온 이들에겐 분명 반가운 소식이어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형식적이고 후퇴된 특별법 발의

공무원노조 해직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요구는 이번에 발의된 특별법에는 담겨있지 않다. 오히려 2017년 진선미의원이 발의했던 특별법보다 후퇴해버렸다. 당시 발의된 법안에는 ‘해직기간 동안의 호봉 증가분 및 근무경력을 인정’하는 내용이 있었으나 홍익표의원의 법안에서는 ‘해직 당시의 직급 및 상당계급’으로 복직한다는 내용으로 후퇴했다.
이는 공무원노조가 법외노조로 존재했던 시기(2002년 3월부터 2007년 10월 이전, 2009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를 경력인정에서 빼버렸기 때문이다. 법외노조가 불법행위를 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인이 된 3명, 암 등 중병 투병 8명, 정년 경과 29명은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지금까지 남아 있는 136명 중 이 해직자들은 명예회복은커녕 연금조차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대를 이어온 거짓말의 역사

김영삼 정권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ILO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했다. 1991년 ILO에 가입한 한국정부가 4개 핵심협약(노동3권인 단결권, 단체행동권, 단체교섭권에 관한 협약)을 계속 미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공무원노조를 인정하겠다고 공약했던 김대중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공무원노조가 설립됐지만 법외노조였다. 김대중 정부는 공무원노조가 아니라 공무원조합이어야 한다며 단협체결권도 단체행동권도 주지 않았다.
노무현도 공무원노조 허용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단체행동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공무원노조는 2004년 11월 사흘간 4만 5천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이때 3천명이 징계당하고 420명이 파면, 해임됐다.
반쪽짜리 공무원노조법이 그해 12월 통과되고 2006년부터 시행돼 공무원들의 노조가 합법화됐지만 이도 잠깐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이유로 2009년부터 노조설립신고를 반려했다. 또다시 공무원노조는 법외노조가 됐다.
문재인도 18대 대선 당시인 2012년 10월 공무원노조 총회에 참석해 “노조 설립 과정에서 해고된 분들의 복직·사면복권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대통령(19대)이 되고나서는 이명박과 똑같이 해직자들의 조합원자격을 빌미로 합법화를 미뤄왔다. 결국 전국공무원노조 지도부가 해직자의 조합원자격을 규약에서 삭제하면서 작년 3월 합법화됐다.

해직공무원 동지들의 명예를 더럽히지 마라

해직공무원들의 복직과 명예회복은 멀기만 하다. 십수 년 동안 해고자로서 노조합법화와 복직을 위해 투쟁해 왔던 이들은 노조 상층 관료들과 정부 때문에 상처받고 있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조차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2017년에 발의된 법안도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마치 대단히 진보적인 정책을 구사한 것처럼 떠벌이는 자들은 사기꾼들이다.
보수언론에선 2007년 대법판결을 뒤집는 법안이라며 난리 치기도 한다. 노동3권이라는 노동자의 기본권조차 부정하는 대법판결이 어떻게 정당하단 말인가.
정부와 집권여당, 상층 노조관료의 쇼에 속지 말자. 가장 치열하게 투쟁했던 해직공무원 동지들의 명예는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이다.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