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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봉형 빈곤의 심화, 출구 없는 사회의 단면


1월 25일 정부가 발표한 저소득층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감소의 충격이 주로 노인과 청년층의 1~2인 가구에 집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세대와 청년 세대가 중심이 된 ‘쌍봉형 빈곤’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를 보면 2017년 19~20%대를 유지했던 가구 빈곤율이 18년에는 20~24%까지 상승했다. (가구 빈곤율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중위 소득의 50%에 못 미치는 가구의 비중을 말한다.) 보고서는 빈곤율 상승의 원인으로 노인과 청년층 중심으로 저소득 1~2인 가구 비율이 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를 보면 소득 하위 20% 가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된 1~2인 가구가 60~70%에 달했다. 게다가 저소득층 1인 청년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저소득 1~2인 가구의 소득이 악화된 이유는 일을 하지 않는 가구가 늘었기 때문인데, 특히 지난해 임시·일용직이 감소하면서 저소득층의 소득이 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년층과 노년층에 더 가중되는 빈곤

생산력의 발전으로 편안한 주거공간, 자동화된 시스템 등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기술들이 발전했다. 풍부한 먹거리와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 역시 늘어났다. 하지만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노동자계급에겐 이러한 발전이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대와는 달리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불평등은 더 심화되고 대중의 삶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도 확인되듯이 이러한 부담은 청년들과 노년층에 더욱 집중되어 이들을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는 청년들의 경우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한 경쟁 속에서 출발도 하기 전에 수천만 원의 학자금 빚을 떠안아야 한다. 게다가 취업 준비기 동안에 발생하는 생활비에, 막상 취업하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의 확산으로 대출을 상환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은 빚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실제로 10명 중 4명이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부채를 견디다 못해 파산신청을 한 20대 역시 2018년을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60% 이상 증가했다.
노인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평생을 노동으로 사회에 기여해왔지만 오롯이 개인의 힘으로 가정을 부양하고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한 이들에게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여유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등을 통해 더 낮은 임금으로 더 오래 일하게 하면서 여전히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노인층의 비참한 처지를 바꿀 수 없다.

점점 늘어나는 가진 자들의 돈주머니

반면 가진 자들은 어떤가? 2017년 영리법인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5% 증가한 290조6천억 원에 다다른다. 특히 재벌들의 경우 한 해 전보다 54.8%나 늘어 118조6300억 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2018년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소득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2%를, 소득 상위 10%가 43%를 가져가고 있으며, 그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삶이 끝도 모를 바닥으로 치닫는 그 순간에도 가진 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익들을 쓸어가고 있었던 셈이다.

유일한 출구는 체제를 바꾸는 것

자신이 만든 것들을 누릴 수 없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더욱 가난해지는 이 모순적인 상황은 왜 발생하는가? 바로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문제 때문이다. 생산은 노동자들이 담당하는데 생산으로 만든 이윤은 소수의 자본가들이 독점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끊임없이 한쪽에는 부를 쌓고, 한쪽에는 빈곤을 쌓는다.
생산의 이유가 인류의 발전이 아닌 이윤의 추구인 사회에서 빈곤과 불평등은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빈부격차와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복지’랍시고 내놓는 보잘것없는 떡고물은 답이 될 수 없다. 체제를 바꿀 때만 진정으로 빈곤을 철폐하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권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