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북·미 화해무드와 남북한 노동자의 단결


2차북미회담.jpg

민족주의적 감성의 부활

오는 27일과 28일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미 작년에 1차 회담을 가졌고 남북 정상회담도 진행했다. 이렇게 급물살을 타는 화해무드는 수십 년 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크게 불렀던 민족주의적 감성을 또다시 자극하고 있다.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문재인과 김정은이 함께 산책하는 장면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환호했다. 마치 조만간 한민족 통일이 이뤄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강성한 민족국가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민족이라는 관념

북한은 일부에서 주장하듯 사회주의국가가 아니며 김씨 일가가 3대 세습독재를 이어가고 있는 자본가국가다. 이 독재국가의 그 어디에도 노동자계급을 위한 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반세기를 분단되어 온 남과 북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성장해온 서로 다른 국가다. 한민족이니 한겨레니 하는 말은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관념일 뿐이다.
민족, 국민국가란 개념이 자본주의 사회의 성장과 함께 등장했다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마치 태곳적부터 바꿀 수 없는 진리처럼 존재해 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은 민족, 통일을 겉포장으로 내세워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남북한 자본가들에게 이용될 뿐이기 때문이다.

통일과 돈

자본가들에게는 남과 북의 화해가 상당한 기회를 제공한다. 벌써부터 자본가들은 그동안 철저하게 통제된 북한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써먹을 생각을 하고 있다. 대륙으로의 시장 확대, 풍부한 지하자원의 개발,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은 장기불황에 고전하는 자본가들에게 기회이기 때문이다.
북한을 탈출한 한 청소년의 이야기는 이 상황을 잘 설명한다. “선생님, 통일되면 남한이 북한의 지하자원을 개발해서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된다고 말하잖아요. 근데 그게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조선을 수탈한 것과 뭐가 달라요? 남한에서 통일을 말하지만 다 돈 이야기밖에 없는 것 같아요. 통일이 돈, 돈, 돈….”

남북평화와 노동자계급

남북화해무드는 철저하게 남북정부와 자본가들의 입맛에 맞게 이용되고 민족주의자들은 그 장단에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가 북한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게 될 남북 노동자들의 분열은 생각지도 않는다.
군사적 긴장완화와 경제협력강화는 노동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 당연하게도 남북정부는 남북노동자들에게 서로가 서로를 조직하고 함께 자본가의 착취에 맞서 싸울 기회를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민족주의가 아닌 노동자계급의 단결

남북화해무드가 진전될수록 남한노동자계급이 준비해야할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남북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이다. 정부와 자본가들이 남북노동자의 분열을 이용해 돈벌이에 혈안이 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그저 민족적 결합에만 주목한다면 유럽과 같은 극우의 성장을 돕게 될 것이다.
같은 민족이어서가 아니라 같은 노동자계급이기 때문에 남북노동자가 단결해야 한다는, 자본가 논리와 명확히 구분되는 노동자계급 의식을 길러야 한다. 민족통일이 아니라 북한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남한 노동자와 공동투쟁을 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 노동자들을 비롯한 북한노동자들의 완전한 노동3권과 정치·결사의 자유를 요구하자.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