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KY캐슬 — 입시교육에 자녀들의 미래가 있는가?


 

드라마 ‘SKY캐슬’(JTBC)이 22.3%로 역대 비지상파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탄탄한 구조와 뛰어난 연기가 인기에 한몫했지만, ‘교육’이라는 주제 덕분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입시 경쟁의 끝

‘SKY캐슬’의 상류층 부모들은 서울의대를 보내기 위해 수십억 원을 들여 입시 코디네이터를 고용하고, 코디는 학생의 24시간을 감독한다. 내신 성적은 물론 봉사활동, 학생회장 선거에 개입한다. 부모는 3대째 의사가문을 만들어 부와 명예를 대물림하겠다는 욕망을 보여주고, 입시 코디는 100% 서울의대 합격이라는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부모의 체면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숨막히는 입시경쟁에서 1등을 향해 달려간다.
드라마는 1등과 성공을 향한 무한질주의 결과가 쓰디쓰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울의대에 합격했지만 부모와의 연을 끊어버리는 아들(영재)에게 충격을 받고 목숨을 끊는 엄마(명주)의 모습, 내신 1등을 위해 시험지 유출을 눈감는 엄마(서진), 경쟁자인 친구(혜나)의 죽음에 눈감으려 하는 딸(예서)의 모습에서 우리는 낙원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는 ‘성공’을 최고의 가치로 보는 상류층의 교육 광기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며, 과연 무엇이 옳은가를 질문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오히려 드라마처럼 입시 코디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부와 명예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의대를 나오면 의사라는 안정적 직업을 가지고 사회적 명망을 누린다. 반면 지방대를 나오면 최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어 불안정한 생활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현실에서 누가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지 않겠는가?

교육의 공정성은 없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선 고액과외와 사교육은 필수가 되었다. 2017년 기준, 월 소득 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5천원인데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 사교육비 9만3천원의 4.57배로 그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가족은 억대 연봉의 코디를 고용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으며, 한 달에 수십만 원을 사교육에 쓰는 것도 감당하기 어렵다.
노동자의 자녀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어렵다. 실제로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합격자의 46%가 고소득층의 자녀이기도 하다. 부의 대물림은 교육의 대물림과 연결되어 있고,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현실에서 사라지고 있다. 입시에 필요한 스펙을 부모가 만들어주는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입시교육에서 노동자 자녀는 미래를 발견하기 어렵다.

노동자 자녀들의 미래

노동자 부모들은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노동에서 자식들이 벗어나길 원하고, 입시전쟁에서 살아남길 바란다. 그래서 상류층의 교육방식을 따라 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자식들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행복을 보장할 수 있을까? 대기업 정규직으로 입사해도 제대로 인간대접 받기 어렵고, 과로로 쓰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용균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다가 결국 발전소 하청업체에 취업했다. 그리고 목숨을 잃었다. 김용균의 부모님은 ‘내 자식은 안타깝게 떠났지만, 또 다른 용균이가 생기지 않기 위해’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발전소 사측을 상대로 몸을 돌보지 않고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입시경쟁에서 내 자식만이라도 성공하길 바라는 요행이 아니라, 결국 노동자로 살게 될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SKY캐슬’의 실패한 상류층의 낙원을 동경하기보다 노동자의 삶을 바꾸는 것 말이다.

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