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저시급이 올랐어도 최저월급은 줄었다


최저시급이 올랐어도 최저월급은 줄었다

2019년 최저시급은 8,35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9% 인상됐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적용받던 많은 노동자들이 받을 월급에는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그 금액이 줄어들 수도 있게 됐다. 고용부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2019년부터 임금, 상여금, 식대, 숙박비, 교통비, 유급약정휴일 등 매월 1회 이상 돈으로 지급하는 것은 최저임금에 산입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당 가운데 하나라도 받고 있던 노동자라면, 올해의 최저임금 8,350원보다 적은 시급을 적용해도 합법이다. 특히 ‘토요 유급휴일 수당’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면서 조선소, 공장 등 대규모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오히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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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 : “최저임금이 크게 올라 괴롭습니다”

경영자총연합회(경총) 회장 손경식은 고용노동부와의 간담회에서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기업들에 부담이 돌아가 고용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최저임금이 17.3% 올랐던 2018년, 상위 20개 대기업의 영업 이익은 전해 대비 10%나 증가해 128조 원에 달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1953년 만들어진 주휴수당은 악법으로 폐지돼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자는 입장을 밝혔다. 소사장들은 큰 규모의 이윤을 거둬들이는 자본가들이 있는데도 대자본가들과 연합해 최저임금이 크게 올라 경제를 위협한다고 말한다. 자본가들은 더 많은 이윤을 거둬들이기 위해 실제로 크게 오르지도 않은 노동계급의 월급을 깎으려고 토끼눈이 돼 있다.


정부 :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월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경제가 어려운 와중에 최저임금이 크게 올랐다”며 “다음해 최저임금은 시장 수용성, 지불 여력 경제파급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 내용이다. 신설되는 구간설정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 상한선을 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결정위원회는 구간위가 정한 범위 내에서만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개편안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정부는 최저시급을 8,350원으로 만들고, 노동자들의 상여금과 토요수당을 모두 빼앗아간 상황에서 자본가들의 불평불만을 수렴해 최저임금의 인상폭을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꺼내놓았다.
2016년, 대통령 탄핵 시위가 한창일 때 자본가계급 정당은 한목소리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임기 내에 1만원 달성, 집권당인 민주당은 2020년까지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자본가 정치세력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분노를 정치적으로 표출할 것을 걱정했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악이나 자본가들의 취업규칙 개악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받는 월급에는 큰 변화가 없다. 자본주의 국가는 자본가들의 편이기 때문에 자본가계급의 이윤을 빼앗아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줄 의도도 없다. 우리 노동자계급은 자본가와 정부에 맞서 싸울 이유가 충분하다.

권오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