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우조선지회 2018년 임단협 — 조합원이 원치 않았던 연내 타결과 상여금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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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집행부의 탄생

작년 10월, 3번의 금속산별전환 총회의 무산을 겪으며 대우조선노동조합은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로서 첫 집행부를 선출했다. 조합원들은 양보만하던 기존집행부 대신 그동안 ‘강성’이라 평가받던 현장조직을 선택했다.

2018년 임단협으로 드러난 한계

이번 집행부는 상여금분할 저지, 연내 타결을 중심공약으로 조합원의 지지를 얻었다. 사측은 2018년 임단협에서 상여금 600% 월분할을 고수해왔다. 전대 집행부는 현장의 반발과 이를 받아들였을 때 올 후폭풍을 염려해 이 사안을 현 집행부로 넘겨버렸다.
그러나 상여금분할 저지를 전면에 내세웠던 현 집행부는 연내 타결이라는 함정에 빠져버렸다. 사측은 상여금분할만큼은 얻어내겠다는 전략이었고 집행부는 연내 타결에 집착했다.
이때 지회장이 크레인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3주간의 고공농성 끝에 작년 12월 27일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상여금분할을 막겠다고 공언했던 집행부가 300%의 상여금 월분할을 받아들이자 조합원들은 예전과는 다르게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집행간부가 잠정합의안 설명을 위해 현장에 왔을 때도 거칠게 항의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주고받기식 교섭의 결과

연내 타결을 위해 조합원의 의지를 배신한 것은 만성화된 상층중심 교섭방식의 필연적 결과다. 노사관계에서는 노동조합의 힘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가 승패를 좌우한다. 즉, 조합원들의 단결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전술과 이 힘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쟁 조직화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물론, 이것은 단시간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조합원들이 오랜 시간 수동화되고 관료주의가 노동조합을 장악한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만큼 일상적으로 현장의 조합원과 소통하고 끊임없이 믿음과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상층의 교섭력을 위한 보여주기식 투쟁이 아니라 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설득하고 조직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집행부도 주고받는 교섭으로 연내 타결 목표를 달성했다. 그것도 사측이 가장 바라는 것을 내주면서 말이다.

현장의 변화와 가능성

집행부 쪽 조직을 제외하고 모든 현장조직이 잠정합의안 부결 유인물을 냈다. 하지만 실제 부결투쟁을 한 조직은 없다. 말로는 부결을 외쳤지만 속으론 집행하면 어쩔 수 없다는 동조 분위기가 이들에겐 존재했다. 자신들도 집행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총회 결과는 조합원의 민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반대가 48.90%(2,595명)로 찬성과 불과 104명 차이였다. 당시 올해부터 1년 촉탁으로 전환되는 선배노동자 257명이 투표인원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현장은 부결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으론 젊은 노동자와 선배노동자 간 갈등이 폭발했다. 상여금분할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는 선배들이 찬성한 것 아니냐는 원성이 쏟아졌다.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과 조합원 간 분열이라는 방식으로 왜곡되기는 했지만 분명 현장조합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임금반납에도 말없이 싸인하던 그 조합원들이 말이다. 이 변화의 가능성으로부터 시작해야 된다.

대우조선지회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