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KT 아현지사 화재사고 — 자본주의의 탐욕이 만들어낸 재앙

공중전화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가게. 11월 24일 KT 아현지사의 화재사고로 마포, 서대문, 중구, 용산 일대의 유·무선 전화, 인터넷이 마비되는 통신 대란이 일어났다.
통신이 차단되어 재난 안전 문자도 받지 못했고, 112 통신 시스템도 마비됐고, 병원 전산망도 먹통이 됐다. 25일에는 한 70대 노인이 사고로 쓰러진 후 119에 제때 신고하지 못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윤의 극대화 앞에 안전은 없다

사고 이후 많은 언론에서 민영화 이후 수익 극대화 추구와 외주화에 따른 인원감축을 이번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6만8천여 명에 이르던 KT의 직원 수는 민영화 이후 계속 줄어 2017년에는 2만3,420명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개통과 수리, 콜센터, 통신망 신설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직원 대부분을 외주화했다. 이렇다 보니 KT 아현지사 화재 복구 작업에 투입된 현장 인원은 협력업체 직원들뿐이었다. KT에는 이를 책임질 전문 인력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영화된 KT는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통신장비를 한곳으로 집중하고 투자 가치가 높은 건물을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에 나선다. 이를 최적화,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부동산 투기다. 서울 강남의 영동 전화국과 동대문의 을지지사 자리에 고급 호텔이 들어섰고, 영등포 전화국은 오피스텔로 개발됐다.
화재가 난 아현지사의 통신구에는 CCTV도, 자동소화장치(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장애 발생 시 복구를 위해 필요한 백업망(통신회선 이원화)도 비용을 이유로 의무화하지 않았다. 2000년 33.9퍼센트이던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액은 2004년에는 15.3퍼센트로 줄었고, 현재는 10퍼센트 이하다. 이윤의 극대화 앞에서 설비와 안전을 위한 투자는 설 자리가 없다.

자본주의의 탐욕을 멈춰야 한다

몇몇 노동단체에서는 민영화와 외주화가 사고의 원인이라며 공공성 강화와 재공영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은 근본적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운영주체가 국가인 공기업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12월 8일에 발생한 KTX열차 탈선사고는 여러 부분에서 KT 화재사고와 닮아 있다.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오영식 코레일사장은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된 대규모 인력 감축과 과도한 경영합리화와 민영화, 상하분리 등 우리 철도가 처한 모든 문제가 그동안 방치된 것이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고 고백했다.
두 사고는 이윤 추구의 주체가 국가(공기업)인지 민간자본인지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이윤 추구라는 무한경쟁에 내몰린다. 한 푼이라도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안전은 뒷전이 된다. 비용 절감과 수익성 극대화만을 좇는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를 제거하고 바로 잡지 않으면 거듭되는 참사를 막을 방법은 없다.

금속노조 다스지회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