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성기업 노조파괴의 공범자들


노동자가 맞을 때는 침묵

지난 2011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우리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에는 잠 좀 자자’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내걸고 정당한 파업에 나섰다. 그러자 유성기업은 기다렸다는 듯 수백 명의 용역깡패와 경찰을 동원해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밀어냈다. 용역깡패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물대포를 쏘고, 소화기를 집어던지고, 차로 돌진하는 잔인한 폭력으로 수십 명의 노동자들이 쓰러지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 후로도 유성기업은 6억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며 노조파괴 전문업체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노조파괴 공작을 벌였다. 수십 명의 간부들을 해고하고, 수백 명에게 징계와 1,300여 건의 고소고발을 남발했고, 40억 원이 넘는 손배도 때렸다.
현장에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조합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리고 기업노조를 만들어 금속노조 탈퇴를 주도하고, 잔업특근 통제로 차별했다. 16년에는 부당징계에 항의하며 한광호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그러나 부자언론과 정부, 정치권 그 누구도 유성기업의 잔인한 노조파괴와 그에 따른 노동자들의 고통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과연 그들은 누구 편인가?

회사임원이 맞을 때는 떼창

이처럼 8년 넘게 이어진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는 언제 터져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켜켜이 쌓여왔다. 올해에도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교섭을 요구하며 40여 일 동안 파업했지만, 유성기업은 교섭을 거부하고, 오히려 제3노조와 교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이 임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그러자 지난 수년 동안 유성기업의 불법적인 노조파괴에는 입을 닫았던 언론, 정치권, 정부기관들이 일제히 입을 열었다. 언론들은 무법천지 노조 공화국, 계획적 폭행, 테러, 막가파 행태라며 충돌을 뻥튀기했다. 자유한국당 의원은 “떼법만 난무하는 민노총 공화국”, “민주노총은 귀족노조를 넘어서 조폭노조”라며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번 사건을 기획폭행이라고 주장하며 노조에 대해 “적폐 끝판왕”이라고 몰아붙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노조들이 기업 임원을 폭행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런 일들이 다시 발생돼선 안 된다고 입을 열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본가]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장관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고, 그 점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한다고 했다.
경찰도 곧바로 노조원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그 누구도 이번 충돌이 왜 벌어졌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며, 악선동을 퍼붓고 있다. 과연 그들은 누구 편인가?

정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