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진호 갑질 — 갑질 없애려면 자본주의 갑을관계 자체를 없애야


퇴사한 직원을 무릎 꿇리고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된 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뜨겁다.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살아 있는 닭을 활로 쏘게 하고 일본도로 목을 치게 하는 등의 엽기 행각이 추가로 폭로됐다. 갑질의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양진호는 구속됐다.

갑질이라는 전염병(?)

사실 양진호의 갑질이 그 정도가 심하고 엽기적일 뿐, 자본가들의 갑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폭행당한 아들의 복수를 위해 조폭을 동원해 보복폭행을 가한 한화 김승연 회장, 화물노동자를 폭행하고 맷값을 준 것으로 유명한 SK 최철원, 온 가족이 갑질로 수사를 받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 등 많은 자본가들이 갑질로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오히려 갑질을 하지 않는 자본가들의 사례가 미담이 될 정도로 갑질 사례는 차고 넘친다. 이쯤 되면 자본가들 사이에서 갑질이라는 전염병이 돌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갑질의 뿌리

하지만 갑질은 성격이 괴팍한 자본가 몇몇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갑질은 ‘갑을관계에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행위’를 뜻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는 공장, 기계, 작업도구 등의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자본가에게 고용돼야만 먹고 살 수 있는 노동자는 철저한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다. 자본가는 고용과 해고를 무기로 노동자들에게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자본가들은 이 권력을 바탕으로 제도, 법, 심지어 국가권력까지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둔다.
이렇다 보니 자본가는 노동자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자신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하찮은 존재로 여긴다. 양진호 사건의 폭행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해도 돈 많은 양진호 회장은 하나도 손해 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를 해코지할 수도 있어 신고를 못했다.”고 한다. 이 말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갑질의 뿌리를 잘 보여주는 말이 또 있을까?

잡초는 뿌리째 뽑아야 한다

성난 여론에 놀란 경찰은 신속하게 양진호를 구속시켰다. 하지만 양진호라는 악당을 처벌했으니 문제가 해결됐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없다. 갑질을 저지른 자본가들은 반성하는 척 고개를 숙이거나 사퇴하지만 여론이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복귀해 왔다. 최태원은 여전히 SK의 회장이고, 대한항공은 여전히 조양호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잡초를 제거할 때 줄기만 자르면 잡초는 다시 무성해진다는 걸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잡초를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뿌리째 뽑아내는 것이다. 자본가들의 갑질을 가능케 하는 근본적인 원인인 자본주의 갑을관계, 즉 사적 소유를 끝장내지 않고서는 언제든 제2, 제3의 양진호가 나타날 것이다.

금속노조 다스지회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