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대병원 원하청 공동파업 ‘노동자는 하나’라는 정신을 온몸으로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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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대회를 하루 앞둔 오늘, 서울대병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인력충원 등을 내걸고 공동파업을 벌였다. 아침 날씨는 매우 쌀쌀했지만, 서울대병원 본관 앞 파업출정식에 참가한 노동자 7백여 명의 열기는 상당히 뜨거웠다.

“밥 먹을 시간도 없다”
파업노동자들은 인력충원을 거듭 요구했다. 파업출정식 직전 기자회견 때 신규 간호사는 이렇게 절절하게 고발했다. “(인력이 부족해)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녀야 하는데도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는 식사를 포기하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포기해야 했다. 3시간 30분 동안 환자는 열이 펄펄 끓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인력을 충원해) 밥 먹고 화장실 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게 과도한 요구인가?”
보라매병원에서는 “여기 병원인데요. 간호사가 없어요.”라며 보호자가 112로 경찰에 신고하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자회사 필요 없다. 직접고용 약속하라!
서울대병원 사측은 작년 말 노동자들의 파업에 밀려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승계(전환채용)’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구차한 구실로 협상 테이블에 오랫동안 나오지 않더니, 이제는 ‘직고용하면 파업 위력이 너무 쎄진다’, ‘병원이 망한다’며 자회사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은 또 다른 간접고용”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회사 필요 없다. 직접고용 약속하라!”, “20년을 기다렸다.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힘차게 외쳤다.
병원 측은 ‘고도의 전문직’은 전환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겠다고도 해왔다. “바로바로 협력해도 바쁜 병원인데” 전산, 승강기, 임상시험 등 병원 운영에 꼭 필요한 노동자들을 배제하겠다는 건 환자의 생명, 노동자의 생존권보다 병원 이윤만 중시하겠다는 태도다.
그래서 청소노동자들로 이뤄진 민들레분회는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달에도 나흘이나 파업했다. 그런데 고무적인 건 서울대병원 정규직 노동자들도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적극 지지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정규직 조합원도 “자회사 안 된다. 꼭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얘기했다고 한다.

노동자는 하나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비정규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병원 측은 정부 방침을 핑계로 비정규직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정규직이던 청소노동자가 퇴직하는 자리에 용역노동자로 대체했고, 전산업무, 어린이병원 급식, 보라매병원 콜센터 등을 외주화했다. … 새로운 시설과 기계 도입, 강남센터와 암병원 개원 등 새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용역업무로 대체했다.”(원하청 총파업투쟁 결의문)
분열은 자본의 무기이고, 단결은 노동자의 무기이기에 서울대병원 분회는 지난 20년 동안 비정규직을 확대해 노동자들을 갈가리 찢어놓으려는 정부, 자본에 맞서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 그 연장선에 있는 오늘의 공동파업은 ‘노동자는 하나’라는 고귀한 정신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병원 측은 “정부가 바뀌면 또 다시 외주화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처럼 자본가들은 정세가 자신들에게 더 유리하게 바뀌길 바라면서 버티고 있다. 이것은 지금 노동자들이 자본가들과 정부에 맞서 똘똘 뭉쳐 대차게 싸워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김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