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08년 세계경제위기 10주년 위기에서 재앙으로 나아가는 자본주의


2008년에 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은행 중 하나였던 리먼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을 때 그 액수는 5천억 달러가 넘었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파산이었다.
리먼의 파산은 전체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야기했는데, 미국에서 시작된 이 붕괴는 전 세계로 급속하게 번졌다. 세계 최대 은행들은 서로의 부채를 떠안고 있었던 것이다.

자본주의 파산선언

리먼의 파선선언은 자본주의의 파산선언이기도 했다. 은행시스템의 붕괴는 생산부문 경제의 급락을 초래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재앙의 원흉인 이 은행들을 떠받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각국 정부는 문제의 은행들이 신용을 더 확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에 수조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자신들이 떠안았다.
그런데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은행들은 그 재원을 생산적인 투자에 쓰지 않았다. 사회 전체 차원에서 볼 때 유일하게 합리적인 해결책은 구제금융을 생산 부문에 투입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생산적 투자가 이뤄져야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임금을 인상할 수 있으며, 수십 년 동안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도로와 급수시설, 학교, 그리고 다른 많은 사회필수시설들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먼저 사회 전체 차원의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그러나 대형 은행들은 자본주의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사회 전체 차원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 은행들은 저마다 자기 수익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행동할 뿐이었다. 이들은 금융투기가 생산적 투자보다 훨씬 빠르게 수익을 보장하기에 정부지원금을 새로운 투기장에 쏟아 넣었다.

새로운 파국을 준비하는 자본주의

오늘날, 주식시장은 다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2008년 주식폭락 이전의 추세보다 거의 두 배나 더 높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금이 한 푼이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빛의 속도로 전 세계를 휘젓고 다니고 있다.
노동자들의 노동에 기생하는 자본가계급은 극도로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은행들은 넘치는 돈으로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지금껏 그들이 해왔던 일이라곤 새 모래성을 쌓으면서 새로운 파국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현재, 정부의 은행 구제에 대해 우리가 고스란히 대가를 치르고 있다. 재앙은 바로 우리를 향해 덮쳐오고 있는 것이다. 인간사회가 필수적으로 제공하고 유지해야 할 공공서비스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도로, 대중교통, 학교, 다리, 식수, 하수시설, 댐, 홍수방지용 제방 등이 심각한 재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노동자계급

오늘날의 임금은 1990년대의 그것보다 더 낮다. 노동연령의 67%가 일자리를 가졌던 1990년대 말에 비해 오늘날은 겨우 63%만이 일자리를 갖고 있다. 나아가 임시직이나, 파트타임, 하청, 그리고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일자리(일용직 등)가 늘어나고 있다.
자본주의는 낡은 체제다. 자본주의 성장기에는 한때나마 노동자계급의 생활수준이 나아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오랜 과거가 되었다. 자본가계급은 노동자계급 전체의 생활수준을 저하시키는 것 말고 이윤을 증대시킬 다른 방안이 없다.
자본주의는 노쇠한 체제이며. 철폐해야 마땅한 체제다.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를 철폐할 모든 정당성과 함께 그 힘도 갖고 있는 계급이다. 왜냐면 노동자계급은 이 사회에서 생산의 심장부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하는 사람들이 과연 자기 계급의 힘을 자각할 수 있느냐에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폐기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거대한 전망,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세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전망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출처: 미국 트로츠키주의 조직 <Spark> 1066호(10월 1일)
번역: 권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