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치원 사장님’은 왜 필요할까?


루이비통 명품가방, 노래방, 미용실, 백화점 등 체크카드 지출이 무려 1,032건 5천여 만 원, 원장 아파트 관리비, 벤츠 등 차량 3대 유지비와 숙박업소, 술집, 성인용품점 같은 곳에서 쓴 돈도 7천만 원. 원장 월급은 천만 원이 훌쩍 넘는데, 월급을 한 달에 두 번씩 받거나 각종 수당까지 챙겨 2년 동안 무려 4억 원을 챙겼다. 또, 727명의 아동에게 1억 9천만 원의 수업료를 면제해 줬는데 감사 당국은 원장이 다른 계좌로 수업료를 입금받아 횡령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는 3백여 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경기도 화성의 한 유치원에서 적발된 공금 부정 사용 내역이다.

지겨운 반복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유치원의 최근 5년간 회계내역을 무작위로 감사해 1,878개의 사립유치원에서 5,951건의 비리를 적발했다.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 10명 중 7명이 식자재 구매 등 급식비리의 정황을 목격하거나 경험했다. 정부가 투명한 회계시스템을 도입하고 감사내역을 공개하겠다고 하자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폐업하겠다’거나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립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아이에게 제공해야 할 음식과 물품들을 횡령해 원장의 재산을 늘리는 문제는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불거질 만큼 만연해 있지만, 정부와 입법부는 바로잡는 시늉만 하고 있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지역 유지로서 정치인의 후원자이거나 조직력, 동원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데서 이윤을 남겨먹는 유치원 ‘사장님’은 필요도 없고 믿을 수도 없다. 그러나 자본가 정부는 사장들의 신성한 ‘유치원 소유’는 건드리지도 않은 채 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의 국고를 지원하고 있다.

권오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