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삼성의 노조파괴, 정부와 법원도 공범!

9월 27일 검찰은 삼성의 노조파괴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무노조경영”을 사명으로 여기며 80년간 대를 이어 저질러온 삼성의 범죄는 2018년에 와서야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자본가들의 노조파괴

삼성은 그룹의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핵심주체가 돼 회사 역량을 총동원해 노조파괴를 조직적으로 자행했다. 노조를 ‘바이러스’로 취급했으며 회유, 협박, 민형사상·경제적 압박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동조합의 싹을 잘라내는 데 혈안이었다.
이런 노조파괴는 삼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자본가는 노동자들의 자발적 기구인 노동조합을 극도로 경멸한다. 최대 이익을 추구하려면 노동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짓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창조컨설팅 같은 노조파괴 전문업체가 활개를 쳤겠는가.

몸통 빼기에 협력하는 국가기관

삼성의 노조파괴를 검찰이 이번처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2013년에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공개로 기소된 이건희와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에 대해 2015년에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수사도 지난 2월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던 중 삼성전자 노조와해 증거들이 다수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번에 기소된 32명은 대부분 실무자와 일부 임원 정도로 이재용은 빠져 있다. 조직범죄라고 규정하면서도 조직의 최고 책임자는 기소하지 않는 모양새다. 노조파괴의 하수인 역할을 했던 노동부와 경찰도 빠져 있다. 법원은 한술 더 떠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 이상훈 이사회 의장 등 핵심 주동자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해줬다. ‘물증은 있으나 진술이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말이다.

공생하는 자본가와 국가기관

얼핏 보면, 사법농단세력, 국정농단세력이라는 적폐세력을 청산해야 한다는 커다란 국민적 요구에 정부가 부응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삼성의 노조파괴공작을 처리하는 과정이 보여주듯, 몸통은 건들지 않고 노동자의 단결투쟁을 가로막기 위해 꼬리 자르는 소리만 요란하게 내면서 국가기관은 여전히 자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
삼성의 노조파괴공작을 물심양면 돕고 어떻게 하면 불법파견을 피할 수 있는지 방법까지 제시했던 2013년의 노동부 고위관료들은 승진하거나 산하 기관의 수장이 되었다. 삼성에 노조정보를 팔았던 경찰 하나를 구속하고는 염호석 열사의 시신을 탈취하기 위해 무리한 경찰투입을 지시한 경찰 고위인사들은 기소하지 않았다. 하긴 삼성전자서비스는 노조건설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꾸준히 퇴직 경찰을 채용하고 있다!

노조파괴에는 노동자의 단결로

지금 이 순간에도 노조파괴 공작을 곳곳에서 벌이고 있는 자본가들이 이 세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을 비호하고 때론 이들과 공생하며 노동자의 단결을 가로막는 자들이 바로 정부기관들이다.
새로운 노조건설을 가로막고 이미 존재하는 노조는 타락시키며 끊임없이 노동자의 단결을 파괴하는 저들에겐 눈곱만큼도 신뢰를 보낼 수 없다.
자본가의 공범인 국가기관을 향해 잘하고 있다고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감히 노조파괴 공작을 할 수 없도록 노동자의 단결을 확대해 가는 것이 현명하다.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1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