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장들은 결코 따라할 수 없는, 노동자들의 용기 —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1,000유로의 보너스 vs 동료의 복직

우울증으로 한동안 휴직 기간을 가졌던 주인공 ‘산드라’. 곧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던 산드라에게 동료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다름 아닌 해고 통보였다. 사장은 반장을 통해 반원들에게 각자에게 떨어지는 ‘1,000유로의 보너스’와 산드라의 ‘복직’ 중 하나를 택해 투표하라고 했다. 결과는 14:2였다. 16명 중 14명이 보너스를 택했던 것이다.
산드라에게 투표했던 2명 중 그녀의 가장 가까운 동료였던 줄리엣은 이 투표가 불공정했다고 문제제기하며 사장에게 재투표를 요청한다. 그렇게 가까스로 재투표의 기회를 얻어냈다. 사장이 보기엔 첫 투표의 결과가 뒤집어질 턱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부터 재투표일까지 산드라에게 주어진 시간은 1박 2일. 그 안에 보너스를 택했던 14명의 동료들을 반 이상 설득해야 했다.
우울증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사람들을 만날 용기는 가면 갈수록 떨어져갔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옆에서 그녀를 위로하고 북돋아주었다. 신경안정제를 몇 알씩 더 먹어가며 동료들의 집을 찾아갔다.
자신의 복직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설명하고 나면 동료들은, “아들 학비를 대야 해서”, “이혼했기 때문에”, “집을 고쳐야 해서”, “계약직이라 반장의 눈치가 보여서” 등의 사정을 설명했다. 만나는 동료들마다 다들 넉넉지 못한 형편에, 1,000유로의 보너스가 필요한 이유들은 다양했다. 산드라를 마주하는 게 미안하고 불편해서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는 이도 있었다. 산드라는 동료들의 돈을 자기가 괜히 뺏는 것만 같고, 월급을 구걸하는 듯해 마음이 비참해져만 갔다.

그래, 돈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16 대 0?

하지만 분명한 건, 이렇게 둘 중에 꼭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노동자들 중 누구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장이 노동자들을 가둬놓은 틀이었을 뿐이다. 자본가들이 자기들끼리 경쟁하는 방식 그대로였다. 누군가가 죽어야만 내 것을 챙길 수 있는 그들의 법칙을 노동자들도 받아들이게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물론 노동자들에게 돈은 중요하다.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돈으로 사야 하기 때문이다. 산드라가 보너스를 택한 동료들을 원망하지 못하고 이해할 수밖에 없었듯, 동료들도 산드라에게 매달 주어졌던 월급이 얼마나 절실할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동료들의 집 문을 두드리고 다니며, 산드라는 동료들에게 자신이 이렇게 존재하고 있고, 그들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점을 호소했다.
드디어 재투표의 날, 결과는 아주 많이 바뀌었다. 8:8 동률이었다. 산드라의 복직엔 아쉽게도 단 1표가 부족했다. 그러나 반원들 중 절반을 설득해낸 결과에 놀란 사장은 계약직이 나가고 나면 그 자리로 들어오라고 그녀에게 제안한다. 단순히 ‘계약해지’이니 염려치 말라고 덧붙이면서.
그러나 이제 그녀는 당당히 말한다. 그것 또한 엄연한 ‘해고’라고. 사장의 제안을 시원하게 뿌리친 그녀는 확신에 찬 듯 회사를 나서며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 우리 참 잘 싸웠어. 그렇지?” 그렇다. 이것도 하나의 작은 ‘싸움’이었다. 사장이 가둔 틀에서 빠져나온 8명의 용기 있는 동료들이 있었다. 바로 그 덕분에 내일 또는 언젠가 다른 싸움에 마주한다 해도 맞설 수 있는 용기가 이제 그녀에게도 생기지 않았을까.

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