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연금, 정부와 자본가가 책임져야


문재인 정부가 국민연금 개악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보수세력은 국민연금 고갈과 예상되는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근거로 매달 내는 납부금은 올리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소득대체율은 낮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적 합의라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순회토론회를 수차례 진행하고 이젠 민주노총까지 끌어들여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현재의 국민연금이 노후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데도 벌써부터 노동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금고갈이 문제인가

국민연금의 기금고갈은 기정사실이다. 납부자는 줄어들고 수급자는 늘어나기 때문에 기금고갈을 막기는 어렵다. 수급 개시 연령을 높이고 수급액을 낮추는 방법도 결국은 시간만 조금 지연시킬 뿐이다.
기금고갈로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의 확산은 보험사가 사적연금을 팔아먹기 좋은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일본, 유럽 국가들도 이미 1990년대 중반 기금이 거의 소진됐으나 여전히 연금은 지급하고 있다. 물론, 경제위기를 핑계로 공적연금을 축소하며 노동자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지만 말이다.

세대갈등

젊은 세대가 은퇴세대를 부양한다는 점에서 국민연금 부담은 젊은 세대에게 커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젊은 세대를 걱정하는 척하며 세대갈등을 조장한다. 인구감소에 따라 젊은 세대가 부양해야 하는 노인인구는 점점 늘어가기 때문에 정말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은퇴 후 노후를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이 세대 간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겉으로는 최소한의 사회적 노후보장을 내세우지만 결국 부의 대부분을 가져간 자들이 아닌 노동계급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을 져야할 자들

현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5%라 가정한다. 하지만 실질소득대체율은 24% 정도다. 40년간 보험료를 납부했을 때를 가정한 소득대체율은 안정된 일자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이 사회에서는 소수에게만 적용된다. 오죽하면 강남 부유층 주부들의 재테크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출산율이 떨어지고 국민연금을 납부할 수 있는 노동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전적으로 정부와 자본가의 책임이다. 이 자들이 경제를 살린다며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교육비와 주거비를 올렸으며 수시 구조조정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줄여버렸다.

정부와 자본가가 책임져라

국민연금 문제는 근본원인을 제공한 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노동자에게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를 강요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자본가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국민연금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왜 꼭 노동자와 사장이 반반씩 부담해야 하는가. 사장의 부담비율을 더 높이고 부족분은 정부재정으로 해결해야 한다. 기업의 소득은 하늘 높이 계속 증가하는데 가계 소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1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