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팀장 갑질 끝장내려고 싸우는 안산열차지부


안산열차 서울역 선전전

맺힌 게 많아 노조 만들다
철도노조 안산열차지부는 오랫동안 사고 지부와 다름없었다. 2016년 성과연봉제 분쇄 파업 때는 다 같이 참여했지만 그 뒤에 지부를 제대로 꾸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누구만 다이아가 좋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다이아(승무원 근무표)는 승무원들의 생활을 좌우하기에 매우 중요하다. 2017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의 다이아를 검토해 봤더니 소문은 사실이었다. 특정인들만 다이아가 좋아, 노동강도의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 너무 놀라워 이번에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의 다이아를 검토해 봤는데,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로써 관리자가 수년간 다이아를 불공정하게 배분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구는 좀 더 편하게 일하고 돈도 더 많이 받고, 누구는 더 힘들게 일하고 돈도 더 적게 받아 왔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하니 분노가 폭발했다. 노조가 없어서 이렇게 눈 뜨고 코 베여 왔다는 것을 깨닫고 몇 명이 결단해 지부 집행부를 새로 꾸렸다.
조합원들도 그동안 맺힌 게 많아 노조로 잘 뭉칠 수 있었다. 가령, 어느 지부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개, 돼지처럼 살았다. 독감에 걸렸는데도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러 나와야 했다.” 6개월 전부터 팀장한테 가족 동반 해외여행 사실을 알려왔는데도, 여행 당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탑승하려고 하고 있는데 사람이 없어서 연차승인이 어렵다고 연락하고,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 처리하겠다고 협박한 어처구니없는 사건도 있었다.

갑질하는 팀장, 비호하는 본부장
5월 중순에 지부가 만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6월 8일, 모 팀장이 지부에 통보조차 하지 않은 채 운전작업 내부규정(내규)을 개악했다. 그리고 그 팀장은 6월 15일 삼각지역에서 작은 사건이 발생하자 개악된 내규를 몽둥이처럼 휘두르며 승무원을 괴롭혔다.
6월 15일 18시 44분경 삼각지역은 퇴근 시간대라 객실이 매우 혼잡했고, 승강장에 남아 있는 고객도 매우 많아 누가 타고 누가 못 탔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도 없었다. 보통 20초 정차하는데 이곳에선 52초나 정차했다. 그런데 어느 엄마가 딸(초등학교 2학년)과 함께 승차하지 못해 한 정거장 뒤인 신용산역에서 나중에 만났다고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팀장은 담당 승무원에게 사과 전화를 하라고 강요했고, 경위서(조치확인서) 작성도 강요하고 5일간 특별면담교육을 시행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래서 해당 승무원은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안 오고 심한 압박을 느껴 병원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는 등 한동안 매우 큰 고통을 겪었다.
이런 갑질에 대해 지부가 항의하며 팀장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팀장은 한사코 사과를 거부했다. 그래서 지부가 이번에는 팀장이 사과하게 하라고 서부본부와 수도권본부에 요구했는데, 서부본부와 수도권본부는 ‘(문제가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잘못은 아니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이거야말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빼 째라 논리 아닌가?

단결하고 투쟁하는 만큼 승리한다
그래서 안산열차지부는 “팀장은 갑질 횡포, 본부장은 비호에 급급! 오영식 사장이 적폐청산에 나서라!”며 서울역 선전전을 2주 넘게 전개하고 있다. 투쟁을 시작한 지는 벌써 60일이 지났다. 수도권 5개 열차지부(성북, 구로, 일산, 병점, 안산)는 공동으로 리본 패용, 사복투쟁, 휴일근로 거부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갑질 팀장 덕분에 안산열차지부가 새롭게 거듭났고, 본부장의 비호 덕분에 수도권 5개 열차지부가 단결해서 투쟁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수도권에서 철도노동자가 더 크게 단결하는 것이 두려워서라도 오영식 사장은 갑질 팀장 문제를 해결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이 물러날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물러나더라도 언제 얼마나 물러날 것인지는 우리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이 단결하고, 얼마나 기세 있게 투쟁하는지에 달려 있다. 안산열차지부 투쟁이 팀장 갑질에 본때를 보여주는 소중한 승리로 끝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