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BMW 화재 — 안전보다 이윤이 중요해?


BMW 차량이 불에 탄 장면들이 신문과 TV에 오르내리고 있다. 2018년에만 차량 화재 사건이 80건가량 발생했다. 안전한 차의 대명사로 고가로 판매되던 BMW였기에 차량화재 사건은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BMW코리아는 올 여름 들어 자동차 화재가 급증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뒤늦게 안전 진단과 함께 리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초기에 차량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화재사고가 증가하고 일파만파로 비판여론이 커지자 8월 6일이 되어서야 한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0만6천대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한 것이다. 환경부도 뒤늦게 부랴부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미 알고 있던 문제

BMW 차량 화재 결함은 한국에 판매된 차에 국한되지 않았다. 유럽에서도 같은 문제로 디젤차 32만3천700대를 리콜할 예정이라고 한다. 엔진에 장착된 부품인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결함이라고 BMW는 발표했다.
최근 언론에선 BMW가 이미 부품 결함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2016년 1분기에 EGR 쿨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결함이 50건이나 접수됐고, 국내 의무 리콜 기준인 4% 넘어 BMW 본사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안전상에 위험이 발생한 것을 알면서도 BMW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차량 소유자들은 폭탄 위에서 운전하고 있었던 셈이다. BMW는 리콜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차량판매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했다.

BMW만 문제냐

이런 일들이 BMW와 같은 수입차 회사의 오만함 때문인가? 그렇지 않다. 국내기업인 현대기아차도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점은 다르지 않다. BMW 화재 사건이 언론에 오르내리던 8월 9일 현대차 에쿠스 차량에서 불이 나 탑승한 운전자 1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8월 6일에는 현대차 코나 전기차 배터리가 현대차 공장 안에서 폭발한 화재사고도 있었다. 5월에 이은 두 번째 사고였지만 현대차는 화재사건을 숨기기 급급했고, 생산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원인 규명과 근본적 해결방안 마련은 뒤로 미뤘다. 현장노동자들이 문제제기하고 나서야 현대차는 재발방지책을 약속하기도 했다.
자본가들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2016년 현대차 제품 불량 은폐 의혹을 미국 당국과 언론에 김모 부장이 제보했다. 세타2 엔진에서 소음이 나고 손상 정도가 심해 미국에서는 리콜했는데도 한국에서는 이를 회피하고 있고, 쏘렌토R의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현대차가 결함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차는 불량 부품을 리콜하기는커녕 오히려 25년을 성실히 일해 온 김모 부장을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공개했다며 취업규칙 위반 명목으로 해고했다. 법원은 현대차의 ‘비밀정보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현대차의 부당해고에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법원의 행태도 마찬가지였다.

이윤보다 안전을!

자본주의 사회에선 안전 위에 기업의 이윤이 놓여 있다. 이번에 BMW는 기술분석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에는 “영업 비밀과 기업정보보호 등 문제가 있다”며 거부했다. BMW가 거부하자 정부도 강제하지 않았다. 차량운전자의 생명보다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영업비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본가들은 말로는 ‘안전제일’을 외치지만 안전보다 돈벌이가 먼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에게 안전을 기대할 수 없다. 진정한 안전은 현대차 김모 부장처럼 생산을 직접 담당하며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노동자들이, 코나 배터리 화재 사고에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지킬 수 있다.
제품은 이윤의 수단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선 그렇다. 그러나 제품을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유용한 물품으로 여긴다면 안전보다 이윤을 중요시할 수는 없다. 영업비밀이라며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자본주의 이윤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진 환 한국지엠 창원공장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