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장신문 기사모음(6호)


독대

지부장과 사장이 독대에 들어가면 조합원들은 ‘이제 끝나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부장과 사장의 독대가 있었다. 이런 독대는 마치 임•단협이 사장과 지부장이라는 대표들의 손에 달려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독대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는 노동조합의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 대표들의 독단만이 작동한다.
대표들의 독대는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가만히 있다가 주는 떡이나 얻어먹어.” 그러나 떡만 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양보나 개악안도 함께 들이민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불만족스럽다고 하더라도 이를 토로하고 토론할 수 있는 전체 조합원 공청회와 같은 노동조합의 직접 민주주의 장치들조차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뭉치면 이 대표들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독대, 그것은 없어져야 마땅할 관습이다.

무기력한 임•단협

해가 갈수록 조합원들이 투쟁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공간이 없어지고 있다. 올해는 파업도 거의 없었고, 민주적 토론의 장은 더더욱 없었다. 조합원들은 수동적인 구경꾼으로 전락해야만 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노동조합이 덩치만 컸지 싸움은 전혀 하지 못하는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수도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동자의 목소리> 12호, 8월 23일


법인 분리 → 노조 약화

노동자들도 다른 사업장의 모범을 배우듯, 자본가들도 서로 교류하고 배운다. 현대중공업의 분사화와 한국지엠의 법인분리는 똑같은 행태다. 법인분리는 구조조정의 전초전이 될 것이고, 이를 막지 못하면 노조도 계속 약화되기 쉽다.
이미 지엠은 한국에서 철수하겠다는 협박을 통해 정규직 조합원 3000명을 내보내는 데 성공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갈라놨다. 여기에 정비사업소가 외주화되고, 연구개발 분야까지 법인 분리하면 노동자들 간의 경쟁과 분열은 더욱 심해질 거고 이에 따라 노조의 힘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뻔하다.

협의는 할 수 있는데, 인원은 못 준다?

조립2부 잡수가 34잡으로 올랐다. 잡이 오르면 인원을 충원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빡센 비정규직 라인에는 인원충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조립 2부 IP라인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잡수가 올라가서 인원 충원이 필요하니 협의를 하자고 업체에 요구했는데, 그 대답이 가관이다. “협의는 할 수 있는데 사람은 못준단”다. 미리 안 된다고 못박아놓고 무슨 협의를 하자는 얘기인가? 이게 말이여 막걸리여!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안희정 무죄판결 이후 시민들이 항의집회에서 외친 구호다. 정작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지키자는 얘기다. 지엠 비정규직 해고자들은 무더위를 이겨내고 힘든 상황에서도 수개월간 투쟁을 이어왔다. 영업소 및 주요 관공서 1인 시위에, 정문 앞 출퇴투에, 노동부 및 검찰청 앞 집회에, 상경 연대 집회까지… 하지만 지엠은 부당한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으로 이들을 해고시켜두고도 아무렇지 않게 공장을 돌리고 있다. 쫓겨나야 할 것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경영진들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노동자의 목소리> 11호, 8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