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 자본의 착취계획 한쪽에선 구조조정, 한쪽에선 돈 쓸어 담기


정규직의 하청화 계획

현대중공업 자본의 착취엔 끝이 없다. 4월의 희망퇴직 이후 다음 카드로 외주화와 분사가 추진되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 5월말까지 원하청노동자 33,000여 명(정규직 6,600명, 하청 26,500명)을 감원했지만 현대중공업은 만족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쪽은 ‘비핵심 생산 간접업무 아웃소싱 추진안’이 유출되면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아웃소싱의 실체가 밝혀졌다. 하청업체를 신설하거나 기존업체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몇 명에서 몇십 명씩 쪼개 아웃소싱하는 방식이다.
현대일렉트릭의 경우 ‘S-Project’라는 이름의 2단계 아웃소싱/분사 계획이 유출됐다. 1단계는 조선과 마찬가지로 사내/외 하청업체로 외주화하고, 2단계는 자회사를 설립해 제품시험과 설치시운전 부서를 통째로 하청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무한착취가 가능한 하청공장을 향해

현대중공업의 외주화 계획은 이미 현장에서 실행 중이다. 현대일렉트릭의 경우는 실행 직전 계획이 유출되면서 잠시 주춤하는 정도다. 희망퇴직 이후에도 정규직을 더 줄이겠다는 의도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기도 했다. 일이 없다는 이유로 정규직은 교육과 휴업을 반복적으로 가지만 어쩐 일인지 일부 하청업체는 밤낮도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이 꿈꾸는 천국은 언제든 고용과 해고가 가능하고 저임금으로 무한착취가 가능한 비정규직 공장이다. 정부의 조선산업구조조정 방향은 이미 이런 길로 정해져 있었다.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에서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것이 하청공장이었다.
이렇게 정규직을 최소화해 생산직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공장을 현대중공업도 꿈꾸고 있다.

샘코프 마린을 선망하는 그들

현대중공업 자본의 가혹한 착취는 하청노동자에겐 더욱 가혹하다. 현대중공업은 저임금 이주노동자(2016년 기준 월 80만원)를 활용한 싱가포르 샘코프 마린사의 가격경쟁력을 시도 때도 없이 떠들어댄다. 이는 정규직의 고임금(?)을 겨냥한 것이다.
그런데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처지는 싱가포르 이주노동자들과 다를 바 없다.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10여년 이상 인상은커녕 오히려 곤두박질쳐 이제 최저임금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고용불안은 더욱 심해졌고 업체 기성금은 인건비도 안 돼 툭하면 체불이 발생한다. 오죽하면 단가 후려치기로 더 이상 견디지 못한 하청사장들이 청와대에 청원하고, 목숨까지 끊겠는가?

사측만 웃는 회사 쪼개기

작년 현대중공업은 크게 네 개 회사로 쪼개졌다. 이렇게 쪼개진 회사는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더 가혹하게 진행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1.13%를 쥐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는 배당(올해 1분기 현대오일뱅크에서 3천억 배당)만으로도 수천억의 수익을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분할되지 않았다면 각사의 수익과 적자가 상쇄돼 지금도 흑자기업일 것이다.
쪼개지고 나니 현대중공업의 적자는 손쉽게 구조조정의 빌미가 됐다. 해양사업부의 일감 부족은 이미 예견돼 있던 터였다. 이 얼마나 좋은 핑계거리인가.
이 모든 회사를 지배하는 대주주는 한쪽에선 구조조정을, 한쪽에선 돈을 쓸어 담으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자본주의 논리로는 이 모든 것이 합법이며 훌륭한 기업가 정신으로 칭송받는다. 자본가와 노동자가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환상은 결국 노동자의 희생만을 요구한다.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