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철도파업 — 결의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우린 여기 있다! 우린 여기 있다! 너흰 그게 싫겠지만, 우린 여기 있다!” 이 구호는 6월 28일 각기 다른 노동조합에 소속된 철도 노동자들이 함께 연합시위를 벌이면서 목청껏 외쳤던 구호다. 철도 노동자들의 사기가 꺾이기를 바랐던 정치인과 언론기자 모두가 이렇게 조롱당했다. 노동총동맹(CGT)에 따르면 이날 전국적으로 철도 노동자 1만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파리에서만도 1,200명이 넘는 철도 노동자들이 아주 역동적으로 행진했다. 이렇게 철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아직 무기를 내려놓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여전히 강력한 파업
6월 28일, ‘노동조합연대’[노동총동맹(CGT), 연대노조(Sud-Rail), 민주노동동맹(CFDT), 전국자치노조(UNSA) 등이 참여하는 연대투쟁기구]가 세운 4-6월 투쟁 일정의 마지막 날, 파업 참가자 수는 상당했다. 경영진이 내놓은 수치에 따르면 운영부문의 17.7%, 운전부문의 36.2%, 그리고 관제부문에서 34.2%의 노동자들이 이날 파업에 참가했다. 이날이 파업투쟁 36일차였는데도 그랬다.
파업총회에서 철도 노동자들은, 비록 충분치는 않지만, 민주노동동맹(CFDT)과 전국자치노조(UNSA)가 투쟁에서 멀어지는 와중에도 노동총동맹(CGT)과 연대노조(Sud-Rail)의 호소에 호응해 7월 6-7일 파업에 대체적으로 찬성했다. 투쟁을 재개하는 데 필요한 “불씨”를 살려두기 위해 준비한 여름 투쟁에 다수 노동자가 찬성한 것이다. 더욱이 그간의 토론과 집회는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평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들을 제공했다. 거기서 노동자들은 투쟁의 위력을 점검하고, 나아가 자신의 약점뿐만 아니라 정부를 물러서게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한편, 파업 참가자의 규모나 그 지속기간으로 볼 때, 프랑스국영철도(SNCF)에 대항하는 이 거대한 투쟁에 참가했다는 점은 철도 노동자들에게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철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와 노동자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사협조주의를 거부한 채, 머리를 치켜들고 스스로를 조직하며 파업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바로 이것이 미래를 위해 진정 중요한 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실망도 있는데, 특히 힘을 아끼면서 싸워도 뭔가를 쟁취할 수 있다는 ‘노동조합연대’의 주장을 신뢰한 일부 노동자가 실망했다. ‘노동조합연대’는 소위 부분파업이라는 것을 혁신적인 투쟁방식인 양 제시했는데, 마치 복권 추첨하듯이, 5일마다 이틀씩만 파업하면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것을 얻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싸움을 이어갈 수는 있을지언정 이길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기려면 정부뿐만 아니라 자본가계급까지도 진짜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파업 참가자들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싸워야 하며, 투쟁을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고, 최대한 많은 노동자를 결집시키는 것에 의지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우리는 다른 노동자들을 투쟁대열로 이끌 수 있으며, 파업을 널리 퍼뜨려 들불처럼 번지게 할 수 있다.

교훈들
그런데 그것이 가능했는지와 무관하게, ‘노동조합연대’는 그런 역동성이 자유롭게 발휘되도록 할 생각이 없었다. 그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역동성이란 노조 관료들의 유전자와는 서로 상충하기 때문이다. 노조 관료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싶어 하는데, 그들은 자본가와 정부로부터 협상 대상으로 인정받아야만 자신들의 생활 수단을 보장받을 수 있다. 바로 여기에 파업 일정이 투쟁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결집 상태를 신중히 측정하는 것에 맞춰진 게 아니라 정부와 협상하는 것에 맞춰진 이유가 있다.
노동총동맹(CGT)은 프랑스국영철도(SNCF) 안의 영향력과 세력 덕분에 투쟁을 이끌었다. 다른 노동조합들은 사실상 노동총동맹(CGT)을 따라갔다. 민주노동동맹(CFDT)과 전국자치노조(UNSA)는 정부가 자신들의 파업 동참을 경멸했기에 파업에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따라갔다. 그것은 연대노조(Sud-Rail)도 마찬가지였다. 연대노조(Sud-Rail)는 그릇된 협상 놀음에 빠져 있었으며 ‘노동조합연대’의 틀 안에 머물고자 했다. 그 결과 3월 23일 이후, 네 노동조합은 철도악법의 철회가 아니라 부채 회수[철도 부채를 정부가 떠안는 것]나 철도산업 활성화 등 8개 조항에 기초한 협상 재개를 요구로 삼고 말았다.
이번 투쟁의 주된 한계는 노조들이 이런 틀을 세밀하게 짜 놓았는데, 철도 노동자들이 그 틀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많은 사람에게 파업은 마치 ‘메뉴판 고르기’처럼 간주됐는데, 그것은 파업 참가자 수와 집회와 피켓팅[파업불참자들에게 파업 동참을 호소하는 활동] 참가자 수 사이의 불균형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철도 노동자들이 투쟁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파업을 벌인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파업 참가자들을 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시켜야 한다. 그리고 파업 참가자들을 단결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을 ‘노동조합연대’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특히, 파업위원을 선출하는 것은 총회 결정사항을 집행할 민주적인 파업지도부를 제대로 세우는 데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철도 노동자들은 이 투쟁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프랑스국영철도(SNCF) 경영진과 철도부문 사용자들은 철도악법에 규정돼 있는 개악 내용을 철도 노동자들에게 일상적으로 강요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정부의 반노동자 정치에 대한 반감이 느는 것에 비추어 볼 때, 다른 부위 노동자 대중의 반격이 틀림없이 확대될 수 있다. 이는 그간 철도 노동자들이 열렬히 바라왔던 것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놓치지 말아야 할 우리의 목표다.

 

출처: 프랑스 혁명조직 LO의 주간신문 <노동자투쟁> 2605호(2018년 7월 6일자)
번역: 권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