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저임금 인상? — 문재인정부, 최저임금 공약 파기와 혁신성장의 기만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물거품

자본가 대표 9명과 민주노총 추천위원 4명이 빠진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사실상 폐기됐다. 문재인은 16일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하며, 2020년 1만원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김동연 부총리 등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그동안 노골적으로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피력해 왔고 문재인도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지시했는데, 그 결과가 바로 최저임금 1만원 포기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산입범위 개악 때문에 최저임금 실질인상률은 한 자릿수인 9.8%(8,265원)밖에 안 된다. 특히, 산입범위 확대로 직접적 불이익을 당하는 노동자 중 1~3분위에 속한 노동자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9%가 아니라 2.4%(7,710원)에 불과하다. 산입범위 개악에 이어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은 두 번이나 폭탄을 맞은 셈이다.

을과 병의 전쟁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밤낮없이 일해도 70만원밖에 가져가지 못한다는 편의점 업주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고통받는 원인은 평균 25~30%, 최대 60%에 이르는 가맹점 수수료와 대형마트보다 3배가 넘는 카드수수료, 해마다 오르는 임대료 때문이다. 이들은 대기업이 폭리를 취하는 구조 때문에 고통받는데도 애꿎은 알바노동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대책 없는 정책

편의점업주들이 동맹휴업 등 집단행동을 준비하자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개정된 하도급법과 가맹사업법 개선방향을 발표했다.
개정된 하도급법은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건비와 경비’ 증가분을 납품단가 인상요구에 포함시켰다는 것과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증액요구를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가맹사업법도 마찬가지 방향으로 가맹점주들의 단체 대표성을 강화하고 최저임금인상에 따라 가맹금 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하지만, 이는 요구할 수 있다뿐이지 강제할 수단이 없다. 즉, 원청 대기업이 협의만 하고 요구를 거부하면 그뿐이다.

‘혁신성장’이란 친기업정책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가 친기업 행보를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은 인도 삼성전자 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근혜한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과 따로 만났다. 백운규 산자부 장관은 16일 재벌기업 CEO들을 만나 “기업을 위한 산업부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기업들이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은 노동시간 단축문제 등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해서 ‘혁신성장’이 정부의 제1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의 돈벌이에 방해가 되는 규제를 개혁하겠다는 혁신성장은 이명박이나 박근혜정부에서도 자주 듣던 말이다.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최소화하고 자본가들의 이윤추구를 신성시하는 정부는 노동존중 정부가 아니라 노동자는 무시하고 자본가를 모시는 자본가정부일 뿐이다.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