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무사의 군 쿠데타 계획 — 5.18광주가 수십 배로 재현될 수도 있었다


군의 촛불 무력진압 준비는 사실

1,500만 명이 박근혜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고 있을 때 군과 기무사는 무력진압을 준비하고 있었다. 헛소문처럼 흘러나오던 이야기들은 지난 3월 군인권센터의 폭로로 사실이었다는 점이 처음 드러났다. 수도방위사령관이 2016년 12월 탄핵기각 시 대중적 분노가 폭발할 것에 대비해 위수령 발동 등 무력진압을 준비했다는 내용이었다.
군의 무력진압 준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군기무사령부가 박근혜 탄핵 직전인 작년 3월초 계엄령 계획을 구체적으로 준비했다는 증거가 지난 5일 폭로됐다.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문건은 광화문에 3개 여단을 배치하고, 계엄사 보도검열단이 언론사와 방송사들을 통제하며, 집회·시위 주동자 등을 색출해 사법처리하겠다는 등의 군사쿠데타 내용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군은 중립적인가

이번에 폭로된 기무사의 계엄령 계획은 그동안 기무사가 무엇을 하는 조직이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승만 정권 시절부터 정보부대로 창설돼 박정희 정권 시절 보안사령부로 통합되었다.
이후 보안사는 군부정권의 충실한 시녀로서 무엇보다도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전두환은 보안사령관 신분으로 12·12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광주민중을 학살하고, 수많은 노동자투사들을 잡아가뒀다.
87년 대투쟁 이후 민주화바람이 불고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환상이 강화됐다. 그러나 현실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호 유족을 사찰하고, 거대한 촛불투쟁을 무력진압하려는 계획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80년 5월 광주학살을 서울 한복판에서 수십 배로 재현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반동기구 기무사를 개혁한다?

기무사의 계엄령 계획이 폭로된 후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 개혁 TF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한다. 과연 기무사의 개혁이 가능할까.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이미 3월에 관련 사실을 알고도 수사 지시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이 광범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주저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군 검찰과 별도의 독립수사단을 꾸릴 것이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일말의 기대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무사는 개혁 대상이 아니라 해체 대상일 뿐이다. 이승만 정권부터 지금까지 자본가들의 착취질서와 자본가정권의 유지를 위해 봉사했던 군 정보기관은 필요 없다. 일상적으로 노동자민중을 감시하고, 투쟁이 고조될 때는 군대를 동원해서 노동자민중을 학살하려는 억압기구를 왜 유지해야 하는가?

모든 반동기구를 해체해야

댓글조작, 간첩조작, 북한 식당노동자 납치 등을 서슴없이 자행하는 국정원도, 노동운동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경찰청 보안수사대도 해체해야 한다. 이런 반동기구들은 해체만이 유일한 답이다.
문재인 정부가 반동기구들을 완전히 해체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또한 대중의 분노를 고려해 일시적으로만 개혁 쇼를 벌이는 것일 뿐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억압하기 위해 반동기구들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지 않겠는가?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1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