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노조로 힘 모아 비정규직도 라인 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한국지엠 사장실에서 농성하고 있는 지엠비정규직 3지회 노동자들을 인터뷰했다.

  • 먼저 각 지회별로 현재 상황이 어떤가?

부평 : 1월 1일부로 해고된 11명의 해고자 대부분이 7개월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번 기자회견 선전전 건으로 15명이 두 달째 자택대기 중이라 이 동지들도 함께 투쟁하고 있다. 아침 출투부터 청와대, 노동청, 영업소 1인 시위, 연대활동 등을 하며 투쟁을 알리고 있다.

군산 : 투쟁이 길어지면서 8명 중 3명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생계 나간 조합원들이 걷는 투쟁기금이나 연대동지들 후원기금, CMS 등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창원 : 64명의 해고자 중 절반 정도가 남아서 6개월 넘게 투쟁하고 있다. 주로 출퇴투나 선전전, 1인 시위, 집회 등을 하고 있다. 업체폐업 공격으로 현장 조합원들은 처음보다 위축된 상황이다. 투쟁이 길어지면서 생계 문제로 파업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 이번 투쟁을 어떻게 준비했는가?

군산 : 2월에는 법원에서, 5월 말에는 노동부에서도 불법파견 판결을 내 한국지엠 원청이 진짜 사장이란 게 분명해졌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원청을 상대로 한 집중투쟁을 결의했다.

창원 : 장기 투쟁으로 피로감이 쌓여 있다. 물론 중요한 시기인 만큼 다같이 결의를 모아내면 좋을 텐데 그게 잘 안 됐다. 그래서 일단 쟁대위와 일부 해복투 조합원이 먼저 이번 투쟁을 결의했다. 그리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부분파업과 현장활동을 하고, 해복투 조합원들은 자발적으로 조를 짜서 본관 철농을 진행하기도 했다.

부평 : 투쟁이 길어지면 더 힘들어지니 이번 기회에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조합원 전체 모임 자리에서 지금 시기 집중투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 사장실에 들어와 보니 어떤가?

창원 : 사장실에 들어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제대로 들어갈 수나 있을까 반신반의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들어왔다. 일단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어쩌면 갇혀 있는 상황이지만, 뭐라도 같이 해보려는 의지가 있는 동지들과 함께 있어서 좋다. 사장실에 서류나 자료도 없고, 사장이 1주일째 출근 안 해도 별일 없는 거 보면 사장이 딱히 하는 일이 없는 거 같다. 원청 사장도 미국에서 보낸 바지사장이라 그런 것 같다. 어차피 카젬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라 인도에서도 그랬듯이 한국지엠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겠는가?

부평 : 지난번 정부와 지엠 간의 협상에서도 카젬사장보다는 미국 본사에서 온 배리 앵글 사장이 직접 주도했다.

  • 한국지엠이 정상화됐다고 하는데 현장은 어떤가?

부평 : 글로벌 지엠은 정상화됐을지 몰라도 한국지엠은 아니다. 갈수록 수입차 판매만 늘리고 있다. 부평 2공장은 1교대로 가는 분위기고, KD와 엔진 공장도 대부분 일이 줄어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상태다. 이대로 가면 정규직 전환배치와 인소싱, 비정규직 대량해고가 벌어질 것이다.

군산 : 군산 공장이 폐쇄된 이후 군산시 자체가 피폐화됐다. 정치권은 뜬구름 잡는 얘기만 늘어놓는다. 최근에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는 동희오토처럼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기에 반대해야 한다.

창원 : CUV 신차를 배정한다고 하지만, 아직 불투명하다. 오히려 회사는 생산성을 올려야 신차를 확정할 수 있다며 협박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품질이 판매를 좌우한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품질을 위한 인력충원이나 설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작년 연말에는 비정규직 파업에 따른 손실을 막고, 공장을 정상화한다는 핑계로 인소싱을 통한 비정규직 해고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아직도 그 공정들은 인원부족으로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창원도 갈수록 물량이 줄어서 1교대 전환 얘기도 나온다. 만약 CUV가 취소된다면 군산 꼴 날 수밖에 없다.

  • 전국에서 많은 동지들이 한국지엠 비정규직 투쟁을 응원하고 있다. 연대란 무엇인가?

군산 : 해고된 지 3년이 넘었다. 워낙 소수이다 보니 거대자본과 싸우기가 만만치 않다. 물론 처음에는 연대가 뭔지도 몰랐다. 그런데 지역에서, 전국에서 연대하는 동지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다. 연대는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

부평 : 노조활동 하다가 해고되고 2009년에 정문 앞 고공농성을 진행했는데, 그걸 계기로 지역동지들이 많이 연대해주셨다. 그리고 최근에 다시 투쟁이 벌어지면서 연대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지역에서 투쟁했던 동지들이 꾸준히 연대 오신다. 우리도 열심히 연대해야 하는데 미안하기도 하다.

창원 : 지역적으로 대공장이 많고, 투쟁사업장은 적어서인지 연대가 잘 안 된다. 그래도 소수지만 지역의 투쟁사업장이나 젊은 학생들이 연대해줘서 소중하고 고맙다. 지회도 초기에는 조합원들 포함해서 여기저기 연대를 자주 다녔는데 최근에는 좀 소홀해졌다. 대신 간부들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연대를 다니는데 그래서인지 마음가짐이 달라지기도 했다.

  • 앞으로 투쟁 방향이나 각오는?

창원 : 미치면 이긴다. 투쟁이 답인데 길어지다 보니 내부적으로 많이 느슨해졌다. 시기적으로 집중할 때는 3지회가 같이 힘 있게 뭉쳐야 한다. 이번 투쟁도 그런 과정이다.

군산 : 군산만으로는 돌파하기 어렵다. 3지회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움직여야 한다. 국민세금을 지원받아서 과태료를 내겠다는 것을 그 어떤 국민도 동의할 수 없다. 지엠의 잘못된 행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시키고, 정부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평 : 법원이나 노동부 판결을 강제할 만한 힘이 아직 없다. 물량축소로 비정규직 고용이 불안해지면 비빌 언덕은 노조다. 노조 믿고, 노조로 힘을 모으고 키워서 비정규직도 라인을 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3지회가 공동으로 투쟁해 나가자.[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