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우조선노조 산별전환 모든 노동자의 단결로 전진하자!


6월 7~8일 대우조선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이 71.3%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세 차례의 실패 후 성사된 산별전환은 한편으론 축하할 일이다. 하나의 노조로 단결할 것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가입 유무’만을 결정한 점과 형식적 산별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후 과정이 더 중요해졌다.

만능열쇠가 아닌 산별노조

대우조선노조 집행부는 산별전환을 추진하며 금속노조라는 더 큰 울타리와 함께해야 이후 닥칠 매각과정의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별노조가 만능열쇠는 아니다. 성동조선, STX조선해양도 금속노조 사업장이었지만 그 결과는 누구나 알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사업분할을 막겠다며 금속노조 가입을 결정했지만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다.
그렇다고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하는 것이 무의미하진 않다. 모든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이라는 산별노조의 내용이 채워진다면 구조조정을 막는 것만이 아니라 더 큰 꿈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교섭력은 단결과 투쟁으로

중요한 것은 형식과 내용의 결합이다. 아무리 산별노조가 커진다 해도 자본가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은 결국 현장 노동자의 단결된 힘이기 때문이다. 산별노조는 교섭력이 강력할 것이라는 희망은 피상적이다. 현장의 힘이 약하면 산별노조의 교섭은 상층관료들의 흥정거리로 전락한다. 특히, 노동자계급의 힘이 아직 약하고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나락으로 떨어질수록 상층관료들은 단결과 투쟁보다 “자본가들과의 평화”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섭력은 뛰어난 전문가의 말솜씨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87년 대투쟁으로 거대한 힘을 보여준 노동자들이 순식간에 엄청난 임금인상과 민주노조를 인정받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채워야할 내용은 무엇인가

대우조선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은 최소한 대우조선 내 모든 노동자를 조직하는 다음 발걸음을 위한 출발이 될 수 있다.
대우조선에는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이제 1만 명이 안 되는 정규직과 1만 8천여 명의 하청노동자가 있다. 대우조선노조 조합원은 5천8백여 명에 불과하다. 1만 8천여 명의 하청노동자 중 소수만이 작년 설립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로 조직된 상태다. 기쁘게도 지난 5월 27일 300여 명의 사내식당노동자들이 금속노조 웰리브지회를 설립했다.
대우조선노조는 노동조합의 울타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가장 쉬운 해고대상자”인 사무직노동자와 하청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산별전환을 결단했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자고 했다. 이 약속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길은 이미 설립된 두 개의 지회와 연대하는 것이며 사무직 노동자를 적극 조직하는 것이다.

정규직만의 살길을 찾았던 노조들의 말로를 기억하자

같은 공장 안의 비정규직노동자를 고용방패막이로 전락시켰던 정규직노조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2010년부터 시작됐던 하청노동자의 노조설립을 가로막다가 2013년 결국 무산시키고 이들의 희생으로 정규직의 고용을 지키려 했던 STX조선해양지회는 5년여 만에 현재의 상태가 됐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해고로 자신들의 고용을 유지하려 했던 한국GM군산공장의 정규직지회는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함께 살고자 하면 길이 있고 자신만 살고자 하면 결국 공멸한다는 노동자투쟁의 역사를 잊지 말자.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