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13 지방선거 —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방선거


압승과 궤멸. 언론의 613 지방선거 평가는 이 두 단어로 표현되고 있다. 민주당의 압승과 야당의 궤멸이라고 할 만큼 선거결과는 압도적이다.
광역단체 14곳 중 12곳, 국회의원 재보선 12곳 중 11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민주당은 정당 투표에서도 50% 넘게 득표했다. 역대 최고 성적이다. 그에 반해 야당은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할 정도의 참혹한 결과를 냈다.
사실 이런 결과는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선거 이전에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것이다. 촛불투쟁 이후 이어져 오고 있는 문재인정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평화 분위기의 조성, 지리멸렬한 야당의 존재감 등은 민주당의 승리를 점치기에 충분했다.

선택지에 없었던 노동자정치

노동자정치 1번지 울산과 조선소가 몰려있는 경남 동남부지역(거제, 통영, 고성)의 선거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경기침체로 조선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으로 내몰린 도시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여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
조직된 노동자들이 많은 노동자도시 울산, 창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위 진보정당들이 후보를 내고, 민주노총이 그들을 지지후보로 정해 지원에 나섰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을 뿐이다. 이 당들은 공약과 선거운동에서 민주당과 뚜렷한 차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삶을 지켜줄 대안으로 그나마 힘이 있어 보이는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한계를 폭로하고 노동계급의 투쟁을 엄호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노동자당이 없는 조건에서, 노동자들은 자본가당인 민주당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노무현정권의 경험

노무현 탄핵 사건 이후,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열린우리당은 노동자들이 반대하는데도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양산시키는 법을 밀어붙였다. 이 경험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은 당장은 표정을 관리하며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내부단속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중적 지지를 확인한 그들은 정책 추진에 힘을 얻었다. 노동자들이 거세게 반대하며 저항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개악, 최저임금 무력화,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기 위한 구조조정 등 반노동자 정책과 법안을 자신감을 가지고 강행할 것이다.

노동자운동이 희망

노동존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노동자를 위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친자본정권임을 모든 사안에서 증명할 것이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획재정부는 공공부문에서 호봉제의 연공성을 완화하고, 직무급제를 중심으로 직능급제, 역할급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선포했다. 직무급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과연봉제와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노동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행태가 앞으로 더 많이 일어날 것이다. 그럴수록 문재인정부에 대한 노동자들의 기대도 머지않아 실망과 분노로 변할 것이다. 그래서 저들의 거창한 성공은 초라한 몰락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노동자운동은 문재인 정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아무리 세련돼 보일지라도 왜 반노동, 친자본적인지를 밝혀내고, 노동자 권리 쟁취와 온갖 억압과 차별의 철폐, 진정한 평화는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대중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노동자들에겐 그럴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운동이 문재인 자본가정부에 맞서는 정치적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다.

 

금속노조 다스지회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