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공장 — 공장 건설 반대가 아니라, 노동조건 하락에 반대해야


20150310 광주형일자리토론회문재인

6월 1일, 현대차자본이 광주시의 완성차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밝혔다. 현대차는 완성차 공장 건설에 필요한 초기 자본금 2,500억 중 500억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실체가 없다’고, ‘반값임금’이라고 비난받아왔던 광주형 일자리가 새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반값임금, 자본의 세계적 경쟁의 반영

“고임금 때문에 자본가들이 국내에 자본을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광주형 반값임금제가 탄생한 이유다. 이번에 광주시의 완성차 사업에 참여하겠다며, 5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현대차도 인도, 미국, 중국, 체코, 터키, 브라질, 러시아 등에 생산공장을 짓기는 했지만, 그동안 국내에 새로운 생산공장을 짓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도 값싼 노동력을 찾아 생산공장의 많은 부분을 베트남으로 이전시켰다. 남북관계가 진척되면서 한국의 많은 자본가들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기회를 얻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꿈에 부풀어 있다. 이처럼 자본가들이 세계의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더 값싼 노동력을 찾아서 투자하려는 것은 세계적인 자본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필사적 노력을 반영한다.

자본을 위해 노동조건을 하락시키려는 정부

따라서 국내에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결론은 세계적 자본경쟁의 필연적 산물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부는 국내의 기업공동화를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삼성이나 현대처럼 투자여력이 있는 대자본가들에게 국내에 투자하도록 압력을 넣기도 한다. 세계경제의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일자리 문제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된 지 오래되었다.
지방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장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금감면, 공장부지의 무상사용’은 물론이고, 자본가들이 국내에 자본을 투자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임금을 더 낮추려는 경쟁’이 지방정부들 사이에서 불붙는 것이다.
광주시는 현대차자본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연 4,000만원의 반값임금에 더해 “투자비의 최대 10%의 보조금 / 취득세 75% 감면 / 재산세 5년간 75% 감면 / 교육, 문화, 주거, 의료, 복지” 등의 대규모 혜택을 주겠다고 한다. 이런 경쟁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계속해서 끌어내려 ‘하향평준화’하는 압력이 되리라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

노동자들 사이의 일자리 경쟁

그런데 자본의 세계적 경쟁은 생존을 위해 일자리를 얻으려는 노동자들의 세계적 경쟁을 낳는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업자가 많고 일자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광주형 일자리가 내세운 연봉 4,000만원이라는 반값임금 일자리라도 노동자들은 바란다. 특히 광주처럼 다른 지역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연 4,000만원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을 노동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본의 세계적 경쟁과 노동자들의 일자리 경쟁이 공장유치에 반영되어 노동자들의 임금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정부와 자본가들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하향평준화하려 한다. 이런 압력은 광주에 완성차공장이 지어진다면 그 공장의 운명이 동희오토와 같은 비정규직 공장으로 전락하게 할 가능성을 높인다.

조직 노동자들이 새 공장의 노동조건 하락에 맞서야 할 이유

그렇다고 해도 공장이 지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에 노동자들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일자리가 절실한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노동자들이라도 더 나은 노동조건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면 더 나은 노동조건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다.
조직된 노동자들도 자기 자신의 임금하락 압력에 맞서기 위해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향평준화되는 것에 맞서야 한다.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락하는 것이 조직된 노동자들의 임금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조직된 노동자들이 새롭게 지어질 공장의 노동조건의 하락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값임금 반대, 정규직 채용, OEM 생산반대, 현대차지부의 정규직 노동조합으로 조직 등을 내걸고 조직된 노동자들 특히 완성차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싸울 수 있을 때,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을 끌어내 노동조건의 하향평준화를 저지할 수 있고, 이 저지의 압력으로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킬 수도 있을 것이다.

 

김정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