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현중 구조조정저지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2,400명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약 640여 명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중지부는 조기에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해 쟁대위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조합원 대비 역대 최저 투표율과 찬성률로 통과된 파업결의는 조합원들의 정서가 얼마나 가라앉아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저조한 희망퇴직 결과가 보여준 것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을 실시하기 전부터 유휴인력이 3천 명이나 발생한다는 공세를 펼쳤다. 사측은 이전 두 차례의 희망퇴직과는 다르게 생산직을 포함한 전체를 대상으로 했고,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장비 등 분할사와 현대미포조선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사측으로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에선 애초 그 정도가 목표였다는 말도 들린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번 희망퇴직으로 조합원들은 언제 다시 구조조정이 재개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커졌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노조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 규모보다 더 효과적인 불안과 실망을 만들어냈으니 사측으로선 실패했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추가 인력감축은 언제든 다시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한 번에 다할 필요도 없었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

현대중공업은 추가 희망퇴직 접수계획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누구도 추가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현장에선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일감이 없어 가장 위태로운 해양사업부는 노동자를 10분단위로 감시하는 일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조선과 엔진, 플랜트에서도 교육과 휴업/휴직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현장통제는 한층 강화됐다.
더 심각한 것은 외주화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외물량이 대폭 늘어나고 각 부서별 간접 지원부문은 야금야금 하청업체로 이관되고 있다. 사측은 조용히 그리고 치밀하게 밑에서부터 현장을 무너트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지부는 합법주의에 사로잡히고 수세적으로 대응해 사측에 밀려왔다. 조합원의 열망은 실망으로 바뀌었고 사측의 공세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수차례의 면담과 협박에도 버텨낸 조합원들과 몇몇 분과에서 보여준 현장대응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도력만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 말이다.
현중지부가 현중사내하청지회와 1사1노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더 커진다. 현대중공업이 정규직을 줄이고 저임금 하청공장화하려는 계획을 무력화시키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떨어질 때로 떨어진 하청노동자의 처지는 그들의 분노를 축적시키고 있다. 이런 하청노동자의 분노와 정규직의 분노가 하나 되어 단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