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금속노조 하후상박 연대임금 – 양보 통한 하향평준화냐 투쟁 통한 상향평준화냐


 

금속노조는 2018 임금인상 요구안으로 하후상박(아랫사람에게 후하고 윗사람에게 박함) 연대임금을 확정했다. 기업별 임금격차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임금의 상향평준화를 통해 산별임금체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제시된 요구안이다.
이를 위해 금속노조 내의 대사업장(현대차, 기아차, 지엠)을 1군으로 묶고 나머지 사업장을 2군으로 묶어, 1군은 5.3%, 2군은 7.4%로 임금인상 요구에 차이를 뒀다. 1군과 2군의 인상률 차액(2.1%)은 부품사 및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는 데 사용해 임금 격차를 줄이자는 주장이다.

커다란 임금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두 배가 넘고,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70%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대기업 정규직 노동조합은 귀족노조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자본의 끝없는 탐욕이 만들어낸 사회양극화 때문에 발생한 대중적 분노가 노동자들에게 향하도록 덮어씌운 굴레이지만, 이 비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많은 대기업 노동자들이 자신의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확산되는 것을 묵인(혹은 동조)하고, 자신들보다 처지가 안 좋은 노동자들의 문제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로 주어진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더 나은 노동조건에 안주해 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하박상박, 하향평준화 가능성
이런 상황에서 금속노조가 하후상박 연대임금제를 제기하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는 의도는 선할 수 있다. 하지만 금속노조의 방안은 의도와 무관하게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1군에 속한 완성차자본은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가 바라는 대로 완성차자본을 강제할 수단은 개별 기업과의 교섭 말고는 딱히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금속노조의 교섭에서 완성차의 임금인상은 부품사 인금인상의 가이드라인이 되어왔다. 부품사에서 완성차보다 더 나은 수준으로 임금협상을 하려고 하면 완성차자본이 개입해 가로막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의 낮은 임금인상은(상박) 부품사에 더 낮은 임금인상을 강요할 것이고(하박), 이는 전체 노동자들의 하향평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하박상박).
더 큰 문제는 하후상박 연대임금제는 자본의 이윤을 침해하지 않고 대기업 노동자들의 양보만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자본가들의 이윤만 늘릴 뿐이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양보로 만들어진 이윤을 중소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순순히 내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길은 단결투쟁
노동자들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노동자들의 양보를 통한 하향평준화 말고도 있다. 그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투쟁하는 것이다.
2017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조합 가입률이 1%포인트 오를 때 임금 격차는 6.5% 줄었다. 지역 내 노동조합 조직률이 10%포인트 오를 때 같은 지역 비조합원 평균 임금은 5%가량 올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임금의 상향평준화는 대기업노동자들의 희생과 양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본의 시혜에 매달려서도 안 된다. 미조직 노동자들을 노조의 울타리로 모으고, 확대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자본에 당당히 요구해 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

 

금속노조 다스지회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