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라질을 마비시킨 트럭운전사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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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고속도로에서 트럭 운전사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Black Rose-RoseNegra / Twitter)

브라질 트럭운전사들의 파업이 2주째에 접어들었다. 파업은 거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차량용 연료와 가정용 가스 가격을 나날이 인상하는 것에 맞서 5월 21일(월)부터 시작됐다. 이 회사는 최근 수년 동안 정치-금융 유착 스캔들을 끊임없이 일으켜왔다.

요즈음, 페트로브라스는 스스로가 경제에 해로운 존재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질에는 트럭 운전에 종사하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르는데, 그들은 대부분 임금노동자이거나 자영업자들이다. 어떤 독립화물운송조합은 가입자를 60만 명이라고 주장한다. 브라질은 철로가 터무니없이 부족해서 전체 수송량의 60%가 육로 특히 고속도로를 통해 운송되는데, 이 도로들은 평일에조차 포화상태가 되는 일이 잦다. 기름값 인상에 맞선 투쟁은 지금껏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는데, 이번 파업은 2015년 이후의 최신판이다.

오늘날,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파업은 자주 모든 것을 중단시켜 버리곤 한다. 주유소는 아예 닫혀버리거나 아니면 수킬로미터의 자동차꼬리를 만들어 내기 일쑤다. 연료 부족으로 대중교통, 쓰레기 수거, 공항이 멈춰버린다. 수퍼마켓에는 물자공급이 안 되고, 부품부족으로 공장이 멈춰서고, 시장이 텅 빈다. 닭, 돼지 수천만 마리가 굶어죽고, 도시들은 엄청난 교통체증에 빠지며, 병원은 물품과 약품의 조달이 끊긴다.

페트로브라스는 기름값을 정말이지 하루 단위로 올렸는데, 그들은 원유가격의 상승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겨우 2년 만에 경유가격이 200% 이상 올라 버렸다. 그런데 이런 가격인상은 다른 한편으로 특정부문의 민영화를 준비하는 작업이기도 했다. 석유정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던 페트로브라스가 이번에는 4개의 정유공장을 매각하고, 비료공장을 폐업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그 결과, 위기의식을 느낀 석유공장 노동자들 중 일부는 5월 27일(일) 파업을 시작하고서 화물노동자들과 합류했다.

25일(금)에는 테메르 대통령이 난국을 타개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페트로브라스의 수입 감소분을 보상해주는 조건으로 화물운송업주들에게 경유가격 12% 인하를 제안했다. 향후 2개월 동안 경유가격을 인하된 가격으로 동결하고, 이후 가격 인상은 하루 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로만 하자는 것이었다. 이와 동시에 테메르는 주 경찰과 연방 경찰, 그리고 군대까지 동원해서 화물 파업에 따른 교통대란을 해결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말은 행동보다 쉬운 법이다. 더군다나 군대는 트럭운전사조합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제안에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장군들은 트럭운전사들과 대결하기보다 협상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이번 파업은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현재 브라질은 1천 4백만 명의 남녀가 실업자로 전락해 있으며 실업률이 13%에 달한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숫자의 남녀가 파트타임으로 일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한 상태에 있다. 이번 파업투쟁은 기름값과 취사용 가스 가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다른 한편, 대통령은 평판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데, 페트로브라스 부패스캔들에 연루돼 자기 당에서조차 배척당하고 있다. 올 10월에 주지사와 주 의원, 연방 상하원 의원과 함께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러지는데, 그는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단념해야 했다.

트럭운전사들의 파업은 선거를 앞두고 서민들의 광범위한 불만을 하나로 결집시켰다. 현 정부는 파업을 중단시키는 데서든 파업요구를 충족시키는 데서든 전적으로 무능하다는 점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기름값 문제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임금노동자, 트럭지입차주, 영세자본가, 거대 화물운송기업을 하나로 묶고 있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노동자계급이 힘을 강화하길 희망한다.

출처: 프랑스 트로츠키주의 정치조직 LO의 주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2600호(5월 30일자)
번역: 권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