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가 청년들의 코를 확실히 꿰겠습니다! — 문재인 정부의 ‘청년일자리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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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대책 보고대회_(2018.3.15 청와대)

3월 15일, 문재인 정부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취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도 많고,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도 많은 것으로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청년이 중소기업 취직을 기피하는 이유는 중소기업 취업 시 보상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체감 가능한 지원을 해 고용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적은 돈도 문제지만, 인간대접 못 받는 문제
그러나 청년 구직자, 노동자들이 과연 “보상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2015년 장하나 의원실이 15-29세 취업 청년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3% 이상이 취업 15개월 이내에 퇴사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 가운데 51%는 이직의 이유로 ‘근로여건 불만족’을 들었다. 그 내용에는 낮은 보수뿐만 아니라 과도한 근로시간과 노동강도, 경직된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이 있었다.
통계에 적힌 어려운 말이 현실에서는 어떻게 일어나는지 노동현장의 청년들은 이해할 수 있다.
‘과도한 근로시간’은 온종일 일해 온몸이 지쳐 당장이라도 쓰러져 쉬고 싶지만 윗사람 눈치를 보느라 회사에 남아서 일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도한 노동강도”는 회사의 강요 때문에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을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참아가며 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직된 조직문화”는 이 모든 과정에서 생긴 불만을 해결해 달라고 아무에게도 요구할 수 없는 위계질서를 의미한다.
직장 내 괴롭힘은 이 모든 어려움을 심지어 동료에게조차 솔직히 털어놓을 수 없는 삭막한 환경에서 청년들이 일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견디기 힘들면, 견디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2년간 일하며 300만원을 저축하면 1,600만원의 목돈을 만들어 준다는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 노동자들에게 꽤나 쏠쏠한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우울했다. 대부분 기피하는 힘들고 열악한 환경의 일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그들의 몫이 됐다. 입사할 때 약속했던 조건들이 악화돼도 회사는 “그만둘 수 있으면 해보라”며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청년들은 그동안의 적립금이 아까워서 인간대접 못 받는 상황에도 쉽게 회사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지 못한다. 2017년 4월, 정부가 주재한 간담회에서 기업 관계자는 “청년내일채움공제 2년이 종료되면 목돈 수령 후 퇴사하려는 청년이 많아 기업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기업은 이 제도로 청년 노동자들을 붙잡기 위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거나, 임금을 올려주지 않아도 된다.

청년고용촉진방안

자본을 위한 <청년일자리 대책>
정부가 ‘청년 1명 채용 시 장려금 900만 원’, ‘청년 채용 1명당 최대 4,800만 원 법인세 감면’ 등, 노골적으로 기업에 돈 퍼 주는 정책을 청년실업 대책으로 들고나오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문재인 정부는 4조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며 ‘청년에 대한 체감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스스로를 차별화했다.
하지만 ‘청년내일채움공제’를 2년에서 3년으로, 금액을 3,000만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청년 노동자의 코를 더 확실히, 오래 꿰어 저임금 노동력을 얻기 힘든 중소중견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해주는 대책이다. 인간대접 못 받는 노동현장은 그대로 두고 나랏돈으로 노동자 이탈을 막으려는 것. 문재인 정부는 청년의 내일이 아니라 자본의 내일을 고민하고 있다.

권오덕